[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김기태 KIA 감독은 14일 더욱 확신에 섰을 것이다. 조쉬 스틴슨과 에반 믹의 동시 등판 카드는 꿈도 꾸지 말아야겠다고. ‘강제 결장’한 브렛 필이 돌아오면서 원상 복구된 타선은 무시무시했다. 하루 전날 4안타 빈공에 시달렸던 그 팀이 아니었다.
KIA는 하루 전날 경기에서 에반을 불펜으로 활용하고자 필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결국 카드를 접었다. 결과는 최악. 스틴슨과 에반은 모두 무너졌고, 필이 빠지면서 대폭 바뀐 타선(1번 신종길-5번 김원섭-6번 나지완만 고정)은 힘을 못 썼다. 그러나 필이 돌아오면서 정상 가동되니 180도 달라졌다.
↑ 14일 광주 삼성-KIA전, 브렛 필이 가세하니 KIA 타선은 180도 달라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제자리를 찾으니 그 폭발력은 대단했다. 홈런 4개가 터지면서 삼성을 완파했다. 지난 12일 두산전처럼 초반에 박살을 냈다. 도미노처럼 삼성 마운드는 매 이닝 초토화가 됐다. 지난 7월 16일 광주 LG전(15-1 승) 이후 시즌 두 번째 최다 득점.
필이 주는 무게감은 특히 더했다. 2회 이홍구가 13일 만에 안타를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3점)으로 날렸지만, 경기의 추는 쉽게 기울지 않았다. 필은 3회 1사 3루서 볼넷으로 출루하며 대량 득점(3점)의 가교 역할을 했다.
하이라이트는 4회였다. 무사 만루서 김민우의 땅볼로 2점을 땄지만 행운이 따랐다. 투수 김기태가 미끄러지면서 송구 실책. 여기서 확인 사살을 한 게 필이었다. 김기태의 몰린 136km/h 슬라이더를 때려 3점 홈런을 날렸다. 스코어는 11-0.
필은 6회에도 홈런을 때려, 지난해 5월 31일 광주 NC전 이후 개인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16,17호 홈런. 전날의 아쉬움을 씻듯, 불방망이였다. 그리고 그 효과는 고졸신인 황대인의 데뷔 첫 홈런으로 이어졌다.
‘효자’ 필은 제 몫을 다했다. 자신의 앞에 차려진 밥상을 놓치지 않았다. 4타점을 올리며 시즌 79타점째. 절대적인 존재감의 필이 가세하니, 타선의 무게는 확실히 달랐다.
↑ 14일 광주 삼성-KIA전, 브렛 필(99번)이 가세하니 KIA 타선은 180도 달라졌다. 사진=MK스포츠 DB |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