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이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한일 통산 350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이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다.
오승환은 1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 경기에서 팀이 3-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퍼펙트 무실점 피칭으로 시즌 34세이브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02에서 2.96으로 떨어졌다.
이날 세이브는 한일 통산 350번째 세이브.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신인 시절부터 마무리 투수를 맡아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한 오승환은 2013년까지 KBO리그 통산 277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 첫 시즌인 지난해 39세이브를 올리며 센트릴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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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리는 "2015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한신 타이거즈 경기에 앞서 오승환이 번트훈련을 하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日 오사카)=정일구 기자 |
이렇게 350번째 세이브가 기록됐다. 350세이브는 단순히 오승환이 잘해서 만들어진 기록이 아니다. 오승환의 꾸준함과 성실함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사실 오승환의 야구인생은 오뚝이나 마찬가지였다. 고교시절 촉망받는 투수였지만 허리 부상으로 야수로 나섰다. 야수로도 각광을 받았다. 경기고 1번타자였던 그는 호타준족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단국대에 입학했다. 단국대에서도 시련은 계속됐다. 그 때는 팔꿈치 부상 때문에 고생했다. 결국 팔꿈치 인대를 재건하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오승환이 수술을 받은 2001년만 하더라도 팔꿈치 수술은 대부분 해외에 가서 받았고, 성공 확률도 떨어졌다. 그러나 오승환은 국내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했다. 1년 가량 계속된 힘든 재활과정이었지만, 오승환은 미련할 정도로 운동만 했다. 그가 재활을 마치고 당시 한남동 단국대 숙소로 들어가던 중 사람들의 함성을 듣고 그제서 2002년 월드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대학 3학년 시절부터 단국대 에이스로 떠올랐고, 4학년 때는 대학 최고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에 입단해서는 화려했다. 2005년 신인왕,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오승환은 2006년 47세이브를 거두며 한 시즌 최다세이브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렇게 2008년까지 최고의 마무리 투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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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2015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한신 타이거즈 경기에서 한신이 3-1로 승리했다. 9회초 한신 마무리 오승환이 34세이브를 달성하고 덕아웃을 향하고 있다. 사진(日 오사카)=정일구 기자 |
2012, 2013시즌도 국내 최고 마무리투수 자리를 지킨 오승환은 2014년 일본에 진출했다. 일본 시즌 첫 해였지만 오승환은 한신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으며 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올해도 세이브 페이스가 무섭다. 지난해는 9월15일에 35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한 달 정도 더 빠른 기세로 세이브를 쌓고 있다. 40세이브는 충분해 보이고, 일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46세이브도 넘볼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오승환은 이런 시선을 뒤로 한 채 앞만 바라보겠다는 자세다. 350세이브를 달성한 뒤에도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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