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박병호(넥센·29)와 에릭 테임즈(NC·29)의 홈런왕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그러나 홈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타자의 향방이다.
박병호는 홈런에서 앞선다.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이날 홈런 한 개 추가에 그친 테임즈(36개)와의 격차를 4개로 벌리는 동시에 2년 연속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삼성), 심정수(은퇴)가 2002~2003년 사상 최초로 해낸 이후 박병호가 처음이다. 이승엽과 심정수는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토종 거포였다. 박병호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왼쪽)과 NC 다이노스의 테임즈. 사진=MK스포츠 DB |
에릭 테임즈 역시 대기록을 작성하며 이에 뒤지지 않는다. 11일 자신의 올 시즌 2번째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달성했다. KBO리그에서 한 타자가 한 시즌에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한 뒤 이날까지 총 18번밖에 나오지 않은 귀중한 기록이다. 테임즈는 홈런에서 박병호에게 밀리지만 타율(3할8푼3리), 득점(102점), 출루율(4할9푼6리), 장타율(8할1푼9리) 부문에서 선두다.
홈런과 최다안타와 타점에서도 박병호와 크게 차이나지 않아 일각에서는 내심 7관왕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두 선수에게 집중된 것은 홈런왕 타이틀이다. ‘장군멍군’하며 치열한 홈런왕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홈런왕은 최고 타자라는 타이틀에 비해 다소 좁다.
홈런 개수가 최고의 타자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야 한다. 또 팀에서 맡은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했느냐의 여부도 작용한다. 현재로서는 두 선수의 우열은 가리기 어렵다.
두 선수 모두 몰아치기에 능하며 각 팀에서 맡고 있는 ‘클린업’의 역할도 잘 수행하고 있다. 꾸준함과 성실함까지 걎춰 당분간 이들의 맞대결 행방은 예측불허다.
박병호와 테임즈 역시 홈런 대결 보다는 팀 공헌도를 높이거나 경쟁 의식을 덜하면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박병호는 “내가 필요한 것은 장타였고
테임즈는 박병호와의 홈런 대결에 대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면서 “즐기겠다”고 말했다. 8할이 넘는 장타율에 대해서는 “정확히 강하게 치려고 한다. 치는 순간 내 손에서 떠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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