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여름사나이는 어디로 갔나. ‘끝판대장’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이 일본 2년차 혹독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10일 현재 48경기 52⅔이닝을 던진 오승환은 2승2패 32세이브를 거두며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첫 시즌에 39세이브로 리그 구원왕에 올랐던 오승환은 2년 연속 구원왕 석권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또한 세이브 페이스가 빨라 내심 일본 한 시즌 최다세이브 기록인 46세이브 경신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바로 2005년 이와세 히토키(주니치)와 2007년 후지카와 규지(한신)이 세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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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15일 일본 효고현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5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2사 2루 한신 오승환이 히로시마 기무라 쇼고에게 1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평균자책점을 봤을 때 끝판왕과 거리가 있다. 3.08. 한국 시절까지 포함해도 오승환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은 없다. 2009년과 2010년에는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그 때는 오승환이 부상으로 고생했을 때이다.
세이브 숫자는 많지만 불안불안한 세이브가 많았기 때문에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당장 32세이브를 올렸던 9일 요코하마와의 경기도 그렇다.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2실점하며 간신히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날 승리한 한신은 52승1무48패로 리그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2위권과 1.5경기 차 4위와도 3.5경기 차로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승환의 불안한 뒷마무리에 불안한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여름사나이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행보라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한국 시절부터 여름에 유난히 뜨거운 대구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완벽한 피칭으로 세이브를 양산해왔다. 일본 데뷔시즌이었던 지난해 오승환은 비록 6월을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7.94로 불안하게 여름을 시작했지만, 7월 0.75, 8월 2.45로 여름사나이의 명성을 이어갔다. 지난해 6월 부진은 낯선 교류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주된 의견이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에 힘 빠진 모습이다. 6월은 1승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지만, 7월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5.68로 자책점이 늘었다. 8월도 3경기 3
물론 한신 구단의 오승환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어 보인다. 하지만 끝판대장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만하다. 남은 8월 오승환이 여름 사나이로서 분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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