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18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강정호(28·피츠버그)는 정말로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강정호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LA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7회 사구와 홈런을 동시에 기록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그는 상대 투수 짐 존슨의 투구에 몸을 맞아 출루했고, 타순이 한 바퀴를 돌면서 다시 찾아 온 2사 1, 2루 기회에서 조엘 페랄타를 상대로 우측 담장 넘기는 3점 홈런을 때렸다. 팀은 13-6으로 크게 이겼다.
↑ 강정호는 한 이닝에 사구와 홈런을 동시에 경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리고 피츠버그 구단은 하루 뒤 답변을 내놨다. 11일 피츠버그 구단 공식 트위터(@Pirates)에 따르면, 한 이닝에 사구와 홈런을 동시에 경험한 선수는 1997년 5월 8일(현지시간) 케빈 엘스터 이후 강정호가 처음이다.
엘스터는 당시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번 유격수로 출전,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제이미 라이트(지난 시즌 다저스에서 뛰었던 그 라이트다)를 상대로 우측 담장 넘어가는 홈런을 터트렸고,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4회 2사 만루에서 같은 투수 라이트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해 밀어내기로 타점을 냈다. 라이트는 이후 마이크 데진으로 교체됐다.
0-5로 뒤지고 있던 피츠버그는 4회초 공격에서만 8득점을 냈고, 결국 10-8로 이겼다.
엘스터는 1997시즌 당시 피츠버그에서 유격수로 39경기에 나왔다. 메츠(1988-1989), 텍사스(1996)를 제외하고는 줄곧 백업 유격수로 뛰었던 그는 1998년 텍사스, 2000
같은 유격수, 5번 타자가 똑같은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둘의 기록은 묘하게 닮아 있다.
강정호는 이날 경기 후 한 이닝에 사구와 홈런을 동시에 경험한 게 얼마만인지를 묻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묘한 미소와 함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에게도, 피츠버그에게도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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