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대형(32)은 프로 데뷔 후 한참 동안 타격 이외의 특징으로 더 많이 유명했다. 너무 잘생겨서 유명했고, 너무 빨라서 유명했다.
빠른 발에 비해 타격은 주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시절, 이대형은 “왜 다 치기도 전에 뛰느냐”는 쓴소리를 들었다. 제대로 타격을 완결하지도 않은 채, 몸부터 1루를 향해 달려 나가는듯했던 통제되지 않는 폭주 본능과 조급한 스윙이 박한 평가를 받았다. 당시 이대형은 스윙을 하면서 뒷손(왼타자 이대형의 왼손)이 손등을 위로 보이며 엎어지는 나쁜 버릇을 갖고 있었고 이 때문에 배트 아래쪽에 빗맞히는 땅볼 타구가 잦았다.
↑ kt 이대형은 슬라이트업 스윙으로 공을 맞혀낸 뒤 타구 방향으로 배트를 던지면서 이상적인 직선운동을 완성한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는 지금 스윙을 완결하는 순간까지 왼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한다. 이는 상당히 숙이고 시작하는 준비 자세와 어우러져 완벽한 슬라이트업 스윙을 만들어낸다.
타자의 타격은 ‘회전운동을 이용한 직선운동’이다. 몸통을 돌리는 회전운동으로 파워를 만들어내지만, 날아오는 볼을 정타로 받아쳐 직선으로 날려 보내는 것이 목적이다. 흔히 센터라인을 이상적인 타구 방향이라고 하는 이유는 ‘정타’의 가장 효율적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이대형의 타격은 상당히 이상적이다. 슬라이트업 스윙으로 공의 떨어지는 궤적을 맞받아치면서 타구를 보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배트를 던진다. 센터와 좌중간으로 많은 타구를 날려 보내는 그의 타구 분포도는 결대로 때려내는 정타 중심 스윙의 결과다. 여기에 더해 이대형은 타석에서 클로즈드 스탠스를 많이 보이고 있다. 바깥쪽 공까지 결대로 쳐낼 수 있는 준비 자세다.
우리가 타격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많은 말을 하지만, 사실 프로에 입단한 이후의 타자가 스스로의 타격 폼, 습관을 바꾸는 일은 엄청나게 어렵다. 심하게 말하면 선수는 배터스 박스의 평소 서던 위치에서 10cm만 앞으로 움직여도 ‘투수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느낀다.
화려한 외모로 억측되곤 하지만, 내가 보는 이대형은 참 순수한 선수다.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자기 스윙을 탐구했고 기어이 바꾸어냈다. 정말 좋은 타자가 된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낸 성장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9일 SK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6푼7리를 때려내며 ‘폭염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이대형은 8월에만 벌써 4번째 3안타 이상 경기를 했다. 1일 롯데전서 4안타(5타수)를 날리며 8월을 시작하더니 6일 KIA전서 5안타(5타수)를 때려냈고, 9일 SK전서도 5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8월에 팀의 임시 주장을 맡았다고 하더니 과연 강인한 멘탈이 느껴지는 성적표다.
한경기 2안타는 흔히 좋은 타격감, 페이스의 결과물이지만, 3안타를 넘어 4안타, 5안타 경기를 해내는 것은 정신력과 집중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성취다. 타자도 사람이라 1안타, 2안타를 치고 나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