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013-1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박지성(34)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데뷔도 어느덧 정확히 10년이 됐다. 그사이 맨유의 유니폼후원사도 나이키에서 아디다스로 바뀌었다.
박지성은 2005년 8월 10일(이하 한국시간) 데브레체니 VSC와의 2005-0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2차전(홈)에서 맨유 소속으로 첫 경기를 치렀다. 후반 22분 주장 로이 킨(44·아일랜드)를 대신하여 교체 투입되어 23분을 소화했다. 킨은 2013년 11월 5일부터 아일랜드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하고 있다.
당시 DVSC는 2004-05 헝가리 1부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챔피언스리그 예선에 참가했다. 공교롭게도 로이 킨의 생일도 ‘8월 10일’이다. 물론 박지성의 맨유 데뷔전은 현지시간으로는 8월 9일이었다.
맨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공식계정은 9일 저녁 8시 18분 박지성과 골키퍼 에드빈 판데르사르(45·네덜란드)가 DVSC를 상대로 치른 맨유 첫 공식경기 후 10년이 지났음을 알렸다. 이와 함께 공식홈페이지에 박지성의 회상을 주제로 한 인터뷰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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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13번)이 DVSC와의 2005-06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2차전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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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 SNS가 박지성의 데뷔 10주년을 알렸다. 사진=맨유 트위터 공식계정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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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 공식홈페이지가 박지성의 데뷔 10주년 인터뷰를 게재했다. 사진=맨유 공식홈페이지 화면 |
박지성은 당시 DVSC를 상대한 맨유 선수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뤼트 판니스텔로이(39·네덜란드)를 필두로 웨인 루니(30·잉글랜드)와 판데르사르, 리오 퍼디낸드(37·잉글랜드)와 미카엘 실베스트르(37·프랑스), 폴 스콜스(41·잉글랜드)까지 6명을 거론했다.
판니스텔로이는 네덜란드대표팀 수석코치로 일하고 있다. 6명 중에서 현역은 여전히 맨유 소속인 루니가 유일하다. 실베스트르의 생일은 ‘8월 9일’로 박지성의 현지기준 맨유 데뷔날짜와 같다.
해당 질문에 앞서 거론한 로이 킨을 제외하면 박지성이 떠올리지 못한 DVSC전 맨유 선발은 게리 네빌(40·잉글랜드)·존 오셰이(34·아일랜드)·대런 플레처(31·스코틀랜드)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포르투갈)까지 4명이다.
잉글랜드대표팀 코치로 재직 중인 네빌을 제외하면 모두 현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셰이는 선덜랜드 AFC, 플레처는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소속이다. 박지성이 FC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28·아르헨티나)에 이은 세계축구 이인자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로 군림하는 호날두를 기억하지 못한 것은 이채롭다.
“경기 당일 아침 18인 명단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교체 출전을 위해 몸을 풀라는 지시를 받을 때도 긴장하진 않았다”고 데뷔 직전 상황을 회상한 박지성은 “리드도 넉넉했기에 압박을 데뷔전이라고는 해도 심리적인 압박이 크진 않았다. 실수가 1~2번 있었으나 나쁜 경기력은 아니었다”고 자평했다. 맨유는 1·2차전 합계 6-0으로 2005-06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통과했다.
박지성은 “맨유 데뷔를 앞둔 밤이라고 해서 다른 경기와 특별히 다르진 않았다. 상대가 강팀도 아니고 이미 PSV 에인트호번에서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했기에 불안감은 없었다”고 담담하게 돌이키면서 “어디까지나 시작이나 첫발을 디디는 것일 뿐 어느 하나 확실하지 않았다. 선발에서 제외되어 벤치에 앉았다고 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전화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물론 나 자신도 매일 기대가 컸으나 그저 경기장 안팎에서 맨유에 적응하는 것에 우선 집중하고자 노력했다”고 당시 각오를 술회하기도 했다.
“비록 관중석이 가득 차진 않았으나 맨유의 홈구장은 나에게 모든 것이 새로웠다”고 맨유 첫 공식경기 소감을 말한 박지성은 “데뷔전에 앞서 알렉스 퍼거슨(74·스코틀랜드) 감독이 뭐라고 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EPL 첫 경기 후에 ‘웰컴 투 프리미어리그’라고 한 것은 분명히 기억한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맨유는 2005년 7월 5일 이적료 730만 유로(93억560만 원)에 박지성을 영입했다. 730만 유로는 PSV 역대 선수판매액 18위에 해당한다. 맨유 통산 204경기 28골 29도움. 경기당 62.7분을 소화했고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40이다.
2차례에 걸쳐 몸담은 PSV 에인트호번(116경기 18골 13도움) 외에 퀸스파크 레인저스(25경기 4도움)에서도 뛰었다. PSV 1기 챔피언스리그 및 네덜란드 1부리그 베스트 11, 네덜란드 FA컵 최우수선수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박지성이 ‘발롱도르’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도 PSV 1기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와 2010년 통합되어 ‘FIFA 발롱도르’가 된 해당
국가대표팀에서는 2008~2011년 주장을 역임하며 한국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15위 및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위를 이끌었다. A매치 100경기 13골. 박지성은 2010년 대한축구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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