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00년 이후 남북전이 펼쳐진 건 총 여섯 번. 한국은 한 번도 패하지 않았으나 무승부만 다섯 차례였다. 1승 5무 3득점 2실점. 매우 팽팽하고 치열했다. 일본전이나 이란전보다 더욱.
1골 싸움이었다. 그 만큼 균형은 쉽게 기울지 않았다. 1골을 넣기가 참 힘들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터프한 북한의 ‘질식’ 수비가 워낙 단단했다. 또 다른 하나는 찬스에 비해 한국의 마무리 능력이 떨어졌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참 어려웠다.
한국은 지난 2일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공격 조합을 다시 꺼냈다. 최전방에 이정협(상주)을 세우고 2선에 이재성(전북), 이종호(전남), 김승대(포항)을 세웠다.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권창훈(수원)은 그 아래에서 패스를 공급했다.
중국을 일방적으로 괴롭혔던 이들은 이날 경기에서도 주도권을 장악했다.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으로 북한 수비를 밀어붙였다. 전반 5분 만에 이주용(전북)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뒤 ‘난사’ 모드였다. 어느 때보다 기울어진 흐름이었다. 북한은 공격보다 수비에 좀 더 무게를 뒀다.
![]() |
↑ 한국은 9일 열린 2015 EAFF 동아시안컵 북한전에서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었지만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하지만 북한의 골문을 열기가 어려웠다. 권창훈이 전반 8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더니 이종호(전반 13분), 김승대(전반 28분), 이재성(전반 31분)의 슈팅마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이재성이 전반 39분 이주용의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건 골키퍼 리명국 선방에 막히기까지 했다.
후반 들어 경기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북한의 반격이 펼쳐졌지만 한국은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지배했다. 파상공세는 계속 됐다. 그러나 한방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후반 18분과 후반 25분 이종호와 이재성의 잇단 슈팅이 골문을 외면했다.
그리고 ‘어떻게 찾아온’ 황금 찬스마저 놓쳤다. 후반 28분 골문 앞 이정협과 권창훈의 연속 슈팅을 골문 안으로 집어넣지 못했다. 6분 뒤에는 김승대의 완벽한 패스를 받은 이정협의 슈팅마저 골문 앞 수비수에 막혔다. 참 얄밉게도 슈팅은 골문의 빈 공간이 아닌 골키퍼 혹은 수비수에게로 향했다. 종료 직전 권창훈과 김신욱(울산)의
깜짝 골은 터지지 않았다. 깜짝 골의 주인공도 없었다. 2000년 이후 북한만 만나면, 화끈함과 거리가 먼 태극축구다. 어느 때보다 공세 수위를 높였으나 1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북한전 1득점이 이렇게 어렵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