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경포대 6성급 호텔 ‘씨마크’ 호안재 |
◇ 강릉 씨마크 호텔 속 ‘한옥호텔’ 호안재
“6성급 호텔, 그 속에 은밀하게 숨어있는 한옥호텔 어떠세요?”
귀가 쫑긋 했다. 말도 안된다. 특급호텔이면 특급호텔이지 그 속에 한옥이 숨어있다고? 바로 강릉으로 내리달렸다. 최근 그랜드 오픈을 마친 강릉 경포대의 6성급 호텔 ‘씨마크(SEAMARQ)’. 현대중공업이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재개관했다는 명불허전 호텔. 웅장하다. 지상 15층에 150개의 객실이 통으로 바다를 보고 선 날렵한 자태. 맞다. 명품 특급호텔이다. 그런데 이 속에 한옥이라니?
살짝 옆을 보고는 입이 쩍 벌어졌다. 세상에. 나비가 편히 쉰다는 뜻의 ‘호안재(蝴安齋)’. 정말, 한옥이 있다. 하룻밤 숙박비만 1400만원이라는, 프레지덴셜 스위트, 아니 우리 전통의 ‘코리안 스위트’다. 게다가 안채, 별채, 사랑채가 각각 따로 있는 공간이라니. 이름도 절묘하다. 안채의 명칭은 ‘대나무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 곳’이라는 뜻의 ‘청우헌(聽雨軒)’. 별채는 ‘신선이 노니는 곳’을 뜻하는 ‘선유정(仙遊亭)’이다. 그리고 사랑채. ‘복을 부르는 곳’이라는 의미로 ‘소희루(召禧樓)’라 지었다.
이 3각 편대가 만들어내는 힐링 공간 ‘한옥 스위트’를 설계한 이는 황두진씨. 대표적인 도시 한옥 건축가다.
더 놀라운 건 편의성이다. 겉은 전통의 한옥 양식이지만 속은 특급호텔의 첨단 스위트 객실이다. 기밀성과 단열성능이 우수한 전통 한옥목재시스템 창호는 기본. 특히 안채와 사랑채는 한쪽 벽이 개방된 회랑으로 연결돼 폭우가 쏟아져도 우산없이 이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마당이다. 안채, 별채, 사랑채이 3각 편대는 모두 각각의 독립된 마당을 갖추고 있다. 안채 마당은 은밀함을 원하는 투숙객을 위해 프라이빗한 공간의 느낌이 강하다. 별채 마당도 요긴하다. 앙증맞은 남쪽 언덕에 딱 맞게 놓여있다. 쪽마루에 앉으니, 햇살이 절묘하게 들이친다. 언덕 아래 대나무 너머로 보이는 아찔한 절경은 덤.
내부도 전통 한옥채 구성 그대로다. 가구들도 전체적으로 높이가 낮고 나무를 활용한 구조물이 많다. 침대는 딱 무릎 높이. 일반 호텔의 침대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옷장도 전통 의걸의장식. 수납장과 침실 가구도 조선시대 후기 목가구 느낌의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아, 그리고 방점을 찍는 병풍. 사랑채에는 전통적인 공간의 느낌을 살려주는 우현(牛玄) 송영방(宋榮邦)의 병풍 작품 모란도까지 버티고 있다.
잊을 뻔 했다. 아직, 투숙객 1호는 나오지 않은 상태. 지금 당장 예약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한옥호텔, 1호 손님이 될 수 있다.
▶ 씨마크호텔 즐기는 Tip = 씨마크 호텔(SEAMARQ Hotel) 여름 패키지 ‘씨마크 온 더 비치(SEAMARQ on the Beach)’가 알뜰 코스다. 실외 인피니티 수영장,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 클럽으로 구성된 ‘클럽 인피니티(Club Infinity)’와 사우나 무료 이용(2인)의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브런치(2인), 웰컴 드링크, 객실 미니바의 모든 음료가 공짜. 키즈클럽에선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58만7400원부터. www.seamarqhotel.com. (033)650-7000
◇ 급이 다른 한옥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급이 다르다. 복싱으로 치면 필히 헤비급일 터. 오크우드, 쉐라톤 등 글로벌 브랜드 속에서 토종 이름으로 카운터 펀치를 날린 인천의 뉴페이스 한옥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얘기다. 참가한 면면부터 볼까. 최기영 대목장(중요무형문화재 제 74호)에 김성호 칠장(충북도 무형문화재 27호), 이근복 번와장(중요무형문화재 121호), 임충휴 칠기명장까지. 그야말로 한옥 명장 드림팀이다. 건축 양식도 전통 방식 그대로. 그러니 조선시대 양반가를 통째 옮겨다놓은 분위기다. 게다가 절묘한 위치. 송도의 트레킹 명소로 뜨고 있는 ‘센트럴 파크’ 한복판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높이다. 지상 2층의 아담한 높이가 시선을 방해하지 않는다. 호텔은 객실동인 ‘경원재’와 영빈을 목적으로 하는 연회장인 ‘경원루’로 나뉜다. 경원재에는 로열 스위트룸 2실, 디럭스 스위트룸 12실, 디럭스룸 16실을 합쳐 총 30개 객실이 들어서 있다. 객실 하나하나가 검박한 한국화의 느낌이다.
디럭스룸은 3개 동에 둥지를 트고 있다. 묵으려면 필히 1층에 객실을 잡을 것. 작은 정원이 있는 후정까지 마련돼 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대신 2층에도 보너스가 있다. 2층 객실은 누마루 형태의 넓은 통창을 통해 은은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디럭스 스위트룸은 L자형 구조다. 독채형 객실에 기둥부터 지붕까지 한식 목 구조로 짜여져 있다. 압권은 바깥마당, 안마당, 대청, 뒷마당으로 이어지는 전통 가옥 그대로의 공간 구성.
기자가 묵은 곳은 금수장이다. 이 곳에 딱 2채만 있다는 로열스위트.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널찍한 앞마당부터 펼쳐진다. 객실 내부도 전통 가옥 구조 그대로. 대청마루와 뒷마루 그리고 퇴마루와 후정까지 이어진 공간이 전통 한옥의 널찍한 개방감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특히 압권은 전용 자쿠지. 미니 수영장 만한 크기의 대욕장이 가장 피로가 덜하다는 39도 수온으로 늘 맞춰져 있다. 한여름 수영장이 필요없을 정도.
부대시설도 완벽하다. 한식당 ‘수라’는 품격 있는 궁중 요리부터 간편한 한정식까지 다양한 전통의 맛을 선사한다. 한식당 옆에 위치한 라운지 ‘다향’에서는 전통차와 각종 음료·주류를 즐길 수 있다. 잊을 뻔 했다. 모든 투숙객에겐 월컴 전통 티가 제공되는 것도 이색적. 버틀러(집사) 서비스도 놓치지 마시라.
▷ 인천 경원재 즐기는 Tip = 경원재 운영은 글로벌 체인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맡고 있다. 올해로 창립 6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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