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배수의 진을 친 투수 앤서니 스와잭은 달랐다. 빠르고 오래갔다. 비록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110구 역투로 희망을 엿봤다.
스와잭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1홈런 4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110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투구수를 경신한 역투였다.
이날 스와잭은 여러 가지로 ‘뒤가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6월 KBO 데뷔 후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6경기 선발 등판해 거둔 성적은 2승3패 평균자책점 7.22다. 점점 입지가 좁아졌다. 선두 삼성을 상대로 존재감을 발휘해야 했다.
↑ 두산 베어스 앤서니 스와잭 사진=MK스포츠 DB |
1회초 출발은 좋았다. 선두타자 구자욱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해민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곧바로 맞았다. 실점은 없었다. 야마이코 나바로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린 뒤 최형우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2회초 곧바로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1사 후 이승엽에 4구째 149km/h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 당해 비거리 125m짜리 선제 솔로 홈런을 내줬다.
이후 스와잭은 위기의 순간마다 최형우를 잡아냈다. 스와잭은 3회초 2사 1,2루에서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4회초 이지영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5회초 2사 2,3루에서도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최형우를 상대로 모두 몸 쪽 커터를 결정구로 사용해 막아냈다.
스와잭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백상원에 중전 안타와 폭투를 내줘 만든 무사 2루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후속 3타자 연속 범타를 유도해 시즌 2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완성시켰다. 스와잭은 6회를 마친 뒤 불펜 함덕주에게 공을 넘겼다.
스와잭의 존재감을 입증한 하루였다. 평소와 달리 빠르고 오래갔다. 경기 초반부터 빠른 공의 구속은 150km/h를 넘나들었다. 전날 11득점을 올린 삼성
약점으로 꼽혔던 지구력도 좋았다. 6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110개의 공을 소화했다. 볼넷도 1개에 불과했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다음 주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 스와잭이 이날 보여준 모습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두산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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