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홈런은 필요 없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장타력을 마음껏 뽐낸 날이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강정호(28)가 2루타만 3개를 터뜨리며 괴력을 선보였다.
강정호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루타 3개)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강정호는 공·수·주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경기를 지배했다. 전날(31일) 2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팀의 5-15 완패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던 강정호는 이날 3연타석 2루타를 터뜨리며 패배를 설욕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내야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초로 이달의 신인상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MK스포츠 DB |
강정호는 결정적 3연타석 2루타로 신시내티 선발투수 마이클 로렌젠을 5⅔이닝 5실점으로 강판시켰다. 당겨 쳐 원바운드로 펜스를 넘기고, 밀어 쳐 페스를 직접 강타하는 등 큰 타구를 세 차례나 외야로 날려보냈다.
강정호는 1회초 2사 1, 2루 첫 타석에서 로렌젠의 구속 94마일(151㎞)의 낮은 강속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기록했다. 원바운드로 중앙 펜스를 넘긴 인정 2루타로 아쉽게 싹쓸이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1-0으로 리드를 잡은 선취 타점.
신시내티는 2회말 곧바로 1-2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만루 위기서 대량 실점을 할 수 있는 상황. 전날의 악몽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이때 강정호의 여유 넘치는 수비가 빅이닝의 위길를 모면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강정호는 부르주아의 유격수 깊은 땅볼을 잡아낸 뒤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아냈다. 추가 실점을 1점으로 막은 쉽지 않은 야수 선택이었다.
강정호는 1-3인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서 로렌젠의 6구째 93마일(150㎞) 바깥쪽 속구를 밀어 쳐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강정호는 페드로 알바레스의 우전 안타 때 3루를 돌아 홈까지 과감하게 내달려 득점도 올렸다.
강정호는 3-3이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와 로렌젠의 5구째 속구를 그대로 밀어 쳐 우측 페스를 직접 강타하는 3연타석 2루타를 터뜨렸다. 상대 수비도 홈런으로 착각해 펜스 플레이를 준비하지 않을 정도의 큰 타구였다.
강정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강정호는 3루까지 진루한 뒤 맞은 2사 만루 찬스서 센스 넘치는 주루로 역전 득점까지 올렸다. 바뀐 투수 점보 디아즈의 폭투 때 홈으로 쇄도했다. 공이 뒤로 빠진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디아즈의 커버 플레이가 늦었다. 강정호는 그 틈을 파고들어 슬라이딩 후 왼손으로 가볍게 홈플레이트를 터치하는 재치까지 발휘했다. 이후 피츠버그는 추가점까지 더해 5-3으로 달아났다.
강정호는 5-4로 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으나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한 경기 4안타는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강정호가 경기를 지배한 피츠버그는 신시내티 원정 4전 전패 끝에 값진 1승을 따내면서 징크스를 씻어냈다. 9회말 좌익수 스탈링 마르테의 환상적인 두 차례 호수비도 이날 힘겨운 1점
강정호는 화끈하게 7월을 마감하며 ‘이달의 신인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7월 마지막 날에 찍은 확실한 눈도장이었다. 강정호는 7월 한 달간 26경기에서 타율 3할7푼9리(87타수 33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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