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 편의 드라마는 없었다. 662일 만의 1군 등판, 시련을 이겨내고 멋지게 우뚝 솟아나는 그림은 펼쳐지지 않았다. 딱 22개의 공만 던진 채 끝이었다. 오랜 기다림 치고는 너무도 짧았다.
29일 대구 NC-삼성전은 선발카드에서 주목을 받았다. 참 오랜만이었다. NC의 이승호가 1군에 등판한다는 게. 지난 2013년 10월 5일 마산 SK전 이후 처음이었다. 662일 만이었다.
신인왕 출신이나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SK, 롯데, NC를 거쳤다. 어깨를 다친 뒤에는 잊어지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부상을 털어내고 7월 들어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 ‘인간극장’이었다. 2군 선발 3경기에 나가 2승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그 활약을 발판 삼아 1군으로 콜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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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는 662일 만에 등판했지만 드라마는 없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최형우의 안타, 박석민의 2루타로 무사 2,3루의 위기. 이승엽의 큰 타구가 파울 라인을 살짝 넘어갔다. 이승호는 가슴을 쓸어담았지만 악몽에서 깨어난 건 아니었다. 볼넷과 함께 무사 만루.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렸다.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이승호를 진정케 했지만 정작 진정시켜야 하는 건 삼성 타선이었다. 불붙은 삼성 타선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채태인의 적시타가 터지며 주자 1명이 홈을 밟았다. 다시 만루 위기.
더 이상 NC도 이승호 카드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교체였다. 662일 만의 등판치고는 지나치게 짧은 투구였다. 22개
이승호의 실점은 1점으로 끝나지 않았다. 뒤이어 등판한 강장산이 흔들린 데다 2루수 실책과 야수 선택까지 겹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이승호의 실점은 4점까지 늘었다. 이승호의 평균자책점은 36.00. 씁쓸한 1군 복귀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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