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강대호 기자] 기대 이상이다. 제41대 천하장사이자 2005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챔피언 최홍만(35)의 거대함이야 정평이 났으나 카를루스 도요타(44·일본/브라질)의 체중은 베일에 가려 있었다.
최홍만은 오는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리세움’에서 열리는 ‘로드 FC 24’의 무제한급 경기로 도요타와 대결한다. 지난 2009년 10월 6일 ‘드림 11’에서 미노와 이쿠히사(39·일본)에게 2라운드 1분 27초 만에 ‘힐 훅’이라는 관절기술에 항복한 후 2119일 만의 종합격투기(MMA) 경기다.
두 선수는 24일 일본 ‘선루트프라자 도쿄’에서 열린 ‘로드 FC 24’ 계체에 참가했다. 최홍만은 145.5kg, 도요타는 125.5kg으로 측정됐다. 217cm 145.5kg의 최홍만과 191cm 125.5kg의 도요타가 나란히 서는 장관이 볼만했다.
도요타는 본래 미들급(-84kg) 선수로 알려졌으나 2014년 전후로 117kg에 달한다는 일본 격투기 관계자의 전언이 있었다. ‘리얼 FC 1’이라는 대회에서 2014년 12월 23일 ‘UFC 챔피언 킬러’ 다카세 다이주(37·일본)에게 경기 시작 1분 39초 만에 펀치 KO승을 거둔 것은 주목할만하다. 힘이 좋아지면서 기량도 향상되고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이다.
도요타와 최홍만은 2014년 9월 12일 ‘레볼루션 2’에서 격돌이 예정됐다가 당일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최홍만은 대전료 미지급과 글러브 미준비 등을 이유로 출전을 거부했다. 이에 도요타는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어떤 식으로는 할 수 있었다”면서 “최홍만은 도망쳤다”고 책망했다. 서로 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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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요타(왼쪽)가 ‘로드 FC 24’ 계체 후 최홍만(오른쪽)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다. 사진(일본 선루트프라자 도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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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홍만(왼쪽)이 ‘로드 FC 24’ 계체 후 도요타(오른쪽)의 목을 조르려 하고 있다. 사진(일본 선루트프라자 도쿄)=천정환 기자 |
이러한 앙금은 계체 직후 표출됐다. 도요타는 최홍만에게 주먹을 날렸고 최홍만은 도요타의 목을 조르려 했다. 신장 26cm의 차이 때문에 도요타의 펀치는 최홍만의 얼굴에 닿지 못했다. 유연한 허리 놀림으로 도요타가 최홍만의 손을 피하면서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KO 펀치력의 소유자가 된 도요타와 K-1 지역 대회 우승자 최홍만의 대결은 타격공방양상일까? 그러나 타격전으로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최홍만은 미노와전뿐 아니라 2007년 12월 31일 제2대 프라이드 +93kg 챔피언 표도르 예멜리아넨코(39·러시아)에게도 ‘암바’라는 팔 관절 공격에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최홍만을 상대하는 누구라도 이러한 약점을 노릴만하다.
반면 도요타는 일본에서 ‘브라질유술’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카를로스 도요타 BJJ’라는 팀의 수장이다. ‘2014 전일본유술선수권대회’에서도 제자 12명이 입상했다. 전일본유술연맹은 ‘2009 힉송 그레이시 컵’에서 도요타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브라질유술’은 일본 유도가 브라질로 전파되어 생긴 그래플링 계열 무술로 ‘주짓수’나 영어 약칭인 BJJ로도 표기한다. 도요타는 브라질유술 2단으로 알려졌다. 힉송 그레이시(56·브라질)는 브라질유술과 종합격투기의 살아있는
최홍만의 주짓수 취약점을 공략당하지 않으려면 넘어지거나 깔리는 등 그라운드로 돌입할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조건의 우위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타격전으로 도요타를 상대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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