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던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가 생애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안타·2루타·3루타·홈런 동시 기록)’를 달성하며 이름값을 했다.
추신수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 1도루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대0 대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두 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한 추신수는 역대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대기록을 자축했다.
2회초 무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나선 추신수는 상대 우완 선발투수 카일 켄드릭을 상대로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팀이 3대0으로 앞선 4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7m 대형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12번째 홈런으로 기세를 탄 추신수 방망이는 멈출 줄 몰랐다.
텍사스가 4대0으로 앞선 5회초 1사 1, 3루 찬스에서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콜로라도는 좌완 투수 요한 프란데를 투입했다. 왼손투수에 약점을 보이는 추신수를 반드시 잡아내겠다는 의도였지만 추신수는 초구를 중전 적시타로 연결하며 타점을 추가했다.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추신수는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추신수는 좌완 투수 렉스 브라더스를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겨 펜스를 직접 맞추는 큼지막한 장타를 터뜨린 뒤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3루를 밟았다. CSN시카고의 크리스토퍼 캄카에 따르면 9회 이후 3루타를 때려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것은 2009년 8월 2일 당시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이번 시즌 전반기에 추신수는 0.221(307타수 68안타) 11홈런 38타점에 그쳤다. 이날 콜로라도전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추신수 방망이가 다시 한 번 힘차게 불을 뿜을지 팬들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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