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어디 있다 이제야 나타났니. 봄이 지나도 야구장에 향기 가득한 ‘꽃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만큼 꽃미남 루키의 ‘하트 어택(heart attack)’에 행복한 나날을 보낸 적이 또 있었을까.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KBO리그에 구자욱(22·삼성), 박정수(19·KIA), 엄상백(19·kt) 등 ‘바람직한’ 신예들이 혜성같이 쏟아졌다. 잘 생긴 외모에 반하고, 잘 하는 실력에 더욱 반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매력덩어리들이다. 이들이 있어 야구장은 조도 제한을 넘을 정도로 밝았다. 미래는 아마 더욱 밝을 테고.
↑ 삼성 구자욱(왼쪽)과 KIA 박정수. ‘미남 선수’는 남의 얘기 같았던 삼성과 KIA에도 드디어 해가 떴다. 사진=MK스포츠 DB |
“나는 삼성팬이야^^” 한 마디에 돌아왔던 상대의 반응. “진정한 야구팬이네.” 야구를 좋아하는 것도, 삼성을 좋아하는 것도 맞는데 왠지 기분이 묘~해졌던 삼성팬들. 이제는 ‘진정한 야구팬’이 아니어도 좋다. 구자욱이 있음에.
류중일 감독마저 걱정케 할 정도로 그의 출중한 외모는 삼성에게 숨기고 싶은 치명적 비밀. 하지만 꽃도 물과 햇빛을 받아야 더 예뻐지는 법. 지난해까지 관심 밖(통산 0경기)의 구자욱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통해 외모를 뽐냈다. 사진기자들이 그를 앵글에 잡고 셔터 누르기를 반복. 그를 통해 드러난 우월한 유전자다. 얼굴, 몸매 어디를 봐도 야구에만 집중하기 힘들 것 같은 비주얼이다.
그런데 그의 가장 큰 매력은 실력. 이 잘 생긴 청년, 잘 치기도 한다. 1루, 3루, 외야. 못 맡는 곳도 없다. 주전급으로 점프. 나아가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 타율 3할2푼8리 9홈런 OPS 9할3푼7리면 충분하네.
▲박정수, 야구장에 나타난 아이돌
“아이돌 아냐.” 그의 생얼을 본 기자들부터 아우성이다. 누가 봐도 그럴 것이다. KIA 사이드암 투수 박정수는 뽀얀 피부에 앳된 얼굴, ‘아이돌’ 외모를 자랑한다. 교복을 벗은 지도 얼마 안 된 사회초년생. 말 한 마디 꺼내기도 힘들 정도로 인터뷰가 서툴다. 하지만 다 용서된다. 눈에 하트가 뿅뿅 가득한 팬들은 “얼굴이 설득력 있다”며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호랑이군단, 지난 1년간 칙칙했다. 그러나 이제 아니다. 박정수는 외모로는 리그 절대 부동의 1인자로 꼽히는 이대형(kt)이 잠시 스치듯 안녕한 뒤 적적했던 KIA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시작했다. “KIA에 없던 외모가 나타났어요”라며 기쁨에 겨워 울부짖기도.
최근 외모의 단기 임팩트로는 최고. 1군에 오른 뒤 내려갈 생각을 안 한다. 얼굴장사 때문? 노! 네 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3.46. 승리는 없어도 지난 3일 kt전 6이닝 4실점(2자책), 8일 넥센전 5이닝 2실점 호투는 팬들을 감동시켰다. 얼굴도 잘생겼는데 야구까지 잘한다고.
↑ 반면 kt 위즈는 1군 첫 해 ‘미남구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막내 엄상백은 비주얼부터 실력까지 훈풍을 몰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미남구단’으로 떠오른 kt. 여성팬의 애정은 그중에서도 ‘귀요미 막내’ 엄상백에게로 향한다. 작은 얼굴에 긴 팔과 다리로 ‘미친 비율’을 자랑한다. 마운드 위에서 볼에 바람이라도 넣으면 뒤집어지는 여심. “아이돌로 나왔으면 굿즈를 다 털었을 것”이라는 게 누나들의 마음이다. 어디 여심만 훔쳤을까. 남자만 빽빽한 더그아웃에서도 코칭스태프와 같은 선수들에게 귀여움을 독차지.
여기에 공도 참 야무지게 잘 던진다. 덕수고 시절부터 각종 상은 다 쓸어 담았다. 될성부른 떡잎. 침까지 발랐다. 심장마저 튼튼하다. 나이 많은 형 혹은
16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7.46의 전반기 성적표. A+ 학점은 아니나 미래가치는 A+이다. 점수를 매길 수 없을 정도.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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