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삼성의 단독 선두로 2015 KBO 리그 전반기가 마감됐다. 10개 구단이 팀별로 81~87경기를 소화했다. 시즌 개막 전 예상 판도와 확 달라진 중간 성적표의 주범은 누구였을까.
올 시즌 개막 전 대부분의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3강4중3약’으로 예측했다. <강>삼성·두산·SK-<중>넥센·NC·LG·롯데(한화)-<약>한화(롯데)·KIA·kt로 시즌 판도를 전망했다.
언제나 그랬듯 예측은 틀리기 마련. 막상 뚜껑이 열린 전반기 성적표는 4강·2중·4약이었다.
삼성·두산·NC·넥센 등 4강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경쟁을 벌였고, 한화·SK가 하위권과 격차를 벌이며 선두권을 추격했다. KIA·롯데·LG는 신생 구단 kt와 하위권에서 손을 잡고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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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3-5로 뒤지고 있는 5회말 한화 김성근 감독이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선두권의 주범은 NC다. 올 시즌 NC가 ‘중’으로 평가된 이유는 1명이 줄어든 외국인 선수로 인한 전력 약화였다. 하지만 NC는 외국인 선수 1명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마운드의 부족한 2%를 공격적인 ‘발야구’로 채웠다. 6월부터 삼성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하며 삼성의 독주를 위협했다. 전반기는 단독 선두를 지킨 삼성에 1.5경기차 뒤진 3위로 마감했다.
NC보다 더 강렬하게 판도를 바꾼 주범은 따로 있다. 우승후보로 지목되던 SK의 추락이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김용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SK는 5월 중순까지 상위권에서 버티다 6월에 접어들며 급속도로 떨어졌다. 전반기 막판에도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6위로 내려앉았다. 코칭스태프 개편까지 단행한 타격 부진과 수비 불안, 사라진 근성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중위권의 주범은 엇갈린 풍속도를 그린 LG와 한화였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웃었던 LG는 대권 도전까지 바라봤으나 추락에 날개는 없었다. LG는 개막부터 투·타의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응집력을 잃었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은 얼굴 구경하기도 힘들었고, 셋업맨 정찬헌마저 음주 교통사고 파문을 일으켰다. 전반기 양상문 감독이 구상했던 시나리오는 모두 엇나갔다. 5월부터 내리막을 탄 LG는 kt보다 조금 잘한 9위로 전반기를 마감한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중위권 판도를 넘어 리그를 뒤흔든 주범도 있었다. 바로 ‘김성근 신드롬’을 일으킨 한화의 무서운 도약이다. 한화는 신생팀 kt의 1군 합류에도 불구하고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역시 ‘야신’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한화가 확 달라졌다. 끈끈한 근성은 한화를 변화시켰다. ‘마리한화’라는 중독성 짙은 야구로 5위까지 치고 올라와 선두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화의 전반기 자리는 시즌 전 예측에 따르면 LG가 있어야 할 위치였다.
한화와 LG의 뒤바뀐 전반기 운명을 제외하면 하위권은 큰 변화 없이 예측을 빗나가진 않았다.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있던 롯데는 뒷문 불안을 감당하지 못하고 ‘롯데 시네마’라는 불명예 별명과 함께 하위권으로 추락했고, KIA는 시즌 초반 깜짝 반전을 일으킨 뒤 나지완의 부활을 보지 못한 채 제자리를 찾아가듯 내려갔다.
kt는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전반기였다. 시즌 초반만 해도 ‘1할대 승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짙었다. 그러나 시즌 도중 과감하고 파격적인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로 돌파구를 연
이제 전반기가 끝났을 뿐이다. 144경기로 늘어난 올 시즌 후반기는 여전히 약 60경기가 남아 있다. 판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후반기 판도를 장악하는 팀이 올 시즌의 진짜 주인공이 된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