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와~’로 시작해 ‘아~’로 끝난 호랑이군단의 2015 프로야구 전반기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한 첫 걸음이었다. 최악에 가까웠던 몸 풀기와 다르게 뚜껑을 여니 상쾌한 출발. ‘설마’했던 기대치는 더욱 커져만 갔다. 조금씩 더욱. 그러나 반대로 조금씩 점점 줄었다. 순위도 맨 위에서 하나씩 내려갔다.
▲먼 길을 돌다
출발 반응 속도는 가장 빨랐다. 윤석민의 복귀 무대 세이브와 브렛 필의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시작해 6연승을 내달렸다. ‘1위 KIA’는 낯설었다. 예상 밖이었다. 투타 조화를 이뤘다. 잊었던 최희섭마저 터졌다. 나지완만 빼고 다 무서웠다. 리빌딩 속 기회를 얻은 젊은 선수들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개막 전만 해도 KIA에 대해 호감을 보인 이는 거의 없었다. 보기 좋은 반전.
![]() |
↑ KIA에 대한 전망은 강과 중이 아닌 ‘약’이었다. 6월까지 펼친 퍼포먼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리고 악몽의 7월이다. 투타가 무너지며 내리막길을 탔다. 4연패, 그리고 5연패. 승리를 쌓아야 하는데 패배만 쌓였다. 전반기 최종 순위 7위. 9위 LG와는 2경기 차. ‘있어야 할 곳’으로 먼 길을 돌아 왔는지 모른다.
▲필 타이거즈
야구에서 절대 못 믿을 게 방망이다. 오늘 전 타석 안타를 치다가 내일 전 타석 삼진을 한다. 그 가운데 누구보다 더 믿음이 가지 않는 게 호랑이군단의 발톱이다. 팀 타격 관련해 대부분이 바닥권이다. 폭염에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날이 늘어나니 울화통 터지는 날마저 부쩍 많아졌다.
엇박자의 연속을 넘어섰다. 1점을 뽑기가 힘겨울 정도. 손쉽게 점수를 내고, 대량 득점까지 하는 팀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전반기 마지막 날 15점을 뽑았음에도.
필의 별명은 ‘효자’라고 말하기 힘들다. ‘중년가장’에 가깝다. 김주찬마저 건강을 잃으면서 필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심각할 정도. ‘필 타이거즈’로 팀 이름을 바꿔야 할 수준이다. 필만 터져도 이길 날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해도 어렵다. 더욱이 쉼표를 찍지 못하다가 부하마저 걸렸다.
▲ERA 1위 양현종+SV 1위 윤석민
KIA의 전반기 성적표는 38승 44패. 승패 차감 ‘-6’이다. 한번 꺾인 그래프는 좀처럼 바닥을 찍고 오르지 못했다. 7월의 미끄럼틀이 그렇지, KIA는 분명 선전했다. 그리고 그 중심지는 마운드였다. 양현종이 앞에서 이끌고, 윤석민이 뒤에서 밀었다.
양현종은 ‘나만 에이스’ 모드였다. 자타공인 KBO리그 No.1 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데다 5월 23일 삼성전 이후 1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타선 및 불펜의 도움 부족으로 승수사냥(8승)이 적을 뿐.
날씨가 뜨거워질수록 흔들리는 ‘버릇’을 완벽히 없애지 못했지만, 한결 좋아졌다. 16일 마지막 등판에서도 5⅔이닝 1실점으로 갈무리. 전반기 최종 평균자책점은 1.77.
![]() |
↑ 윤석민은 U턴 후 KIA의 마무리 임무를 맡아 세이브 부문 1위로 마쳤다. 하지만 못내 여운을 남긴 투구였다. 사진=MK스포츠 DB |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