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호랑이 군단이 이틀 연속 울었다. 지난 8일 총력을 쏟고도 뒷심 부족으로 패하더니 이튿날에는 초반 난타를 당하며 무려 16점을 내줬다. 충격적인 완패. 지난 4월 19일 광주 넥센전(15실점)을 넘어선 시즌 최다 실점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7월 들어 진짜 승부를 외쳤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반타작(7승 7패) 이상의 성적을 거두자며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2승 6패. 승률 5할도 힘겨워 보인다. 4연패를 끊은 지난 7일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였지만, ‘변신’의 시간은 극히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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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는 지난 9일 넥센에 4-16으로 졌다. 16실점은 시즌 최다 실점이었다. 2회 실책 하나가 대패로 이어졌다. 사진(서울 목동)=김재현 기자 |
지난 9일 경기도 수비가 문제였다. 2회 1루서 유격수 김민우는 포구 실책을 범했고, 이후 홍건희는 박병호의 만루홈런 포함 집중타를 맞고 8실점을 했다. 0-0으로 끝날 게 0-8이 되면서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김 감독은 여러 차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나,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어느 팀보다 잦은 엔트리 교체이자 폭도 크다. 지난 9일에도 차일목, 최용규를 대신해 나지완, 박기남이 등록됐다. 하지만 번전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무기력했다. 시즌 초반 같은 끈끈함이 없다. 마치 나사가 빠진 것 같다. 다시 나사를 조여야 한다. 아주 콱.
아픈 채찍이 필요한데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는 ‘맏형’ 최영필의 각오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1974년생, 올해 41세다. 1997년 프로에 입문해 18년차다. 올해 34경기로 KIA 투수들 가운데 심동섭(37경기)에 이어 가장 많은 호출을 받았다. 심동섭이 1군 제외된 된 반면, 최영필은 개막 이후 꾸준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7일과 8일에도 마운드를 올라 3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살얼음판 리드 속에 바통을 넘겨받아 100% 임무를 완수했다. 절묘한 볼 배합, 뛰어난 제구, 낙차 큰 포크볼은 일품이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다. 한 후배는 “(최영필 선배는)체력이 정말 좋은데 관리가 철저하시다. 팀 훈련에서도 가장 늦게까지 남아 할 정도다”라고 했다.
최영필은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를 오른다. 조언을 아끼지 않으나 솔선수범하는 자세도 잊지 않는다. 최영필은 “기회는 언젠가 온다. 그러나 그 기회를 잡는 건 코칭스태프가 아니라 선수다. 부단히 노력해야 기회를 잡고 자기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라며 “프로라면 항상 열심히 해야 한다. (최근 호투에도)지난 5월의 부진으로 보탬을 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그 기회와 자리를 계속 붙잡기 위해)더욱 열심히 해 (나의 가치를)보여줘야 한다. 그 각오로 매 경기 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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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가 넥센과 3연전에서 건진 소득은 ‘샛별’ 박정수의 등장과 함께 ‘맏형’ 최영필(사진)의 건재함이었다. 사진(서울 목동)=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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