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요코하마) 서민교 기자] 한신 타이거스의 수호신 오승환(33)이 다시 ‘돌부처’로 돌아왔다. 전날(3일)의 악몽은 이미 잊었다.
오승환은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간단히 몸을 풀었다.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동료들과 웃으며 훈련을 하는 모습은 여느 때와 같았다. 아쉽게 선발승을 놓쳤던 랜디 메신저의 표정 역시 밝았다.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오승환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무슨 할 말이 있나”라며 멋쩍게 웃었다. 마무리 투수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 느껴지는 한 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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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 오승환이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경기에 앞서 진지한 표정으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日 요코하마)=천정환 기자 |
하지만 오승환은 이미 전날의 기억은 잊은 듯 보였다. 오승환은 “상대가 잘 쳤다. 잘 쳐서 맞는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 잘 던지는 것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해 5일 휴식 후 경기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승환은 “오래 쉬었다고 해서 그런 것은 없다”며 잘라 말한 뒤 “중간에 비어서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그럼 매일 던지면 더 낫겠나”라고 답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21세이브를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지난해 전반기 22세이브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기록이다. 오히려 일본 진출 전반기 세이브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페이스다.
그러나 한 번의 패배로 인한 오승환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마무리 투수이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부분. 오승환도 알고 있었다.
그는 “마무리 투수는 세이브를 해도 한 번 못하면 크게 부각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가볍게 웃은 뒤 “작년과 비교하는 전반기 성적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에게 중요한 것은 당장 등판할 수도 있는 ‘오늘’이 중요했다.
늘 그렇듯 오승환은 변함이 없었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돌부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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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 타이거스 오승환이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日 요코하마)=천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