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그토록 찾던 완벽한 ‘핫코너’ 주인이 나타났다. 루이스 히메네스(27)가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을 ‘히어로’로 떠올랐다.
히메네스는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벼락 홈런을 터뜨렸다. 고전하던 두산 선발 진야곱을 상대로 6회 동점 투런 홈런이었다. 잠실구장 좌측 외야 상단을 때리는 엄청난 한 방이었다. LG 타선은 막힌 혈이 뚫린 듯 두산 마운드를 두들겨 7-2 역전승을 따냈다.
넓은 잠실구장에서도 결정적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타자. 이것이 4번 타자다. LG는 히메네스의 깜짝 영입으로 4번 타순·3루수·우타거포 등 세 가지 과제를 한 번에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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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1사 1루 LG 히메네스가 투런포를 치고 관중석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그러나 지난해 영입했던 조쉬벨은 3루수로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타격이 부진했다. 시즌 도중 급히 교체 영입한 브래드 스나이더는 외야수. 정규시즌 타격 부진을 포스트시즌에서 보상 받았지만, 필요충분조건에 부합하지 못했다.
LG는 거액을 투자했다. 무려 100만 달러를 들여 메이저리그 출신의 베테랑 내야수 잭 한나한을 데려왔다. 거포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3루수에 무게를 둔 영입이었다. 하지만 한나한은 부상으로 개막 50일을 날린 뒤 3루수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방출됐다.
도미니카 출신의 히메네스는 이런 우여곡절 끝에 탄생했다. 히메네스는 파워를 갖춘 3루수였다. LG가 눈여겨봤던 선수였기 때문에 기대감은 있었지만, 직접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진 신뢰를 할 순 없었다. 타격보다는 3루수 공백만 잘 메워줘도 성공적인 교체로 평가할 만했다.
히메네스는 일단 젊고 건강했다. 적응력도 빨랐다. 성격도 활발해 침체됐던 LG의 팀 분위기를 살리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했다. 이제 실력만 보여주면 합격.
히메네스는 12경기에 나섰다. 아직 출장 경기수는 적지만, 공·수에서 모두 ‘대박’을 치고 있다. 타율 3할2푼7리에 3홈런 13타점 7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장타율은 6할1푼5리에 달했고, 전 경기 연속 안타 행진에 멀티히트는 5차례나 기록했다. 특히 LG 타선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맡고 있다. 이병규(7번)의 부진으로 틀어졌던 4번 타순의 진짜 주인이었다.
사실 타격은 보너스다. 히메네스의 최대 강점은 3루 수비였다. LG 유니폼을 입은 뒤 무결점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실책은 없다. 강견의 히메네스는 유연성까지 갖췄다. 적극적이고 넓은 수비 범위는 유격수 오지환의 체력적·심리적 안정감까지 주고 있다. 수차례 맨손 캐치에 이은 정확한 송구로 어려운 타구도 가볍게 처리해내고 있다.
LG는 최근 손등 골절상을 당했던 내야수 손주인이 복귀하면서 내야진이 탄탄해졌다. 양상문 감독이 시즌 개막 전 구상했던 내야 시나리오가 드디어 완성된 것. 불안했던 중심타선도 어느 정도 고정이 됐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1군에 복귀한다. 히메네스의 영입 효과가 잔잔한 긍정의 파도를 몰고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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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의 내야수 루이스 히메네스가 든든한 무결점 수비로 핫코너를 지키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