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의 두 외국인 선수가 경기를 망칠 뻔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두산 벤치로서는 지옥을 경험한 뒤 천당을 맛 본 경기였다.
두산은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8-4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무더기 실책으로 분위기를 내줬으나 경기 후반 집중력이 승리를 불렀다. 그 중심엔 두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두산 외국인 선발투수 앤서니 스와잭은 이날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서 6이닝 7피안타 1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1패 뒤 한국 무대 데뷔승을 챙겼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승리였다.
↑ 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두산 로메로가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2회도 불안했다. 스와잭은 문선재의 2루타로 만들어진 2사 2루 위기서 박지규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박용택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0-2로 뒤졌다.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불안감을 지우진 못했다.
3회에도 1사 뒤 히메네스의 2루타에 이어 오지환을 내야안타로 내보내 1, 3루 위기에 몰렸다. 스와잭의 1루 커버가 늦은 것이 아쉬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스와잭은 1루 견제 실책을 또 다시 저질렀다. 3루 주자 히메네스를 홈으로 불러들인 결정적 실책이었다. 두산은 3회까지 1-3으로 뒤졌다. 두 외국인 선수가 만든 기분 나쁜 3실점이었다.
그러나 3회말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로메로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화끈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로메로는 3회말 2사 1루서 상대 선발 우규민의 3구째를 노려 동점 좌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의 실책을 지운 한 방이었다.
로메로는 동점으로는 부족했다. 3-3인 5회말 무사 1, 2루 찬스서 바뀐 투수 임정우를 상대로 역전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로메로는 6회에도 쐐기 적시타를 추가하며 LG의 추격을 따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로메로는 이날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스와잭은 “지난 경기에는 상대 팀이 모두 속구를 노리고 적극적으로 나오는데 대처가 늦었다. 오늘은 변화구를 섞으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실책에 대해 “야구는 원래 실수가 없을 수 없는 경기다. 수비 실수보다는 타자를 상대하는 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개의치 않았다.
로메로도 “컨디션도 좋았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경기 초반 실책이 아쉬웠지만, 바로 잊으려 했고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항상 연습과 더불어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매 경기 감독님이 믿고 기용을 해주셔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덧붙여 로메로는 최근 부진을 털어내며 “아직 배트가 도착하지 않아 동료들의 배트를 빌려서 쓰고 있지만, 장비 탓을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경기 초반 실책은 깨끗하게 지웠다. 김 감독은 “경기 초반 수비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선발로 나온 스와잭이 좋은 피칭을 했고 로메로가 고비 때마다 타점을 올려주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며 “7월을 좋게 출발해서 기쁘다”고 만족했다.
반면 LG는 두산의 무더기 4실책에도 마운드가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상대 팀 실수로 기회가 많았는데 도망가지 못해 패했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 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LG 양석환의 병살타로 이닝이 실점없이 마무리 되자 두산 선발 스와잭이 포효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