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KIA와 한화는 일찍이 승부수를 띄웠다. 과감하게 선발 카드를 접고 불펜 가동을 앞당겼다. 상대의 흐름을 끊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그 불펜 싸움이 희비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1일 광주 경기(KIA 6-1 승)에서는 KIA 마운드가 더 높고 더 단단했다. KIA는 5회까지 4피안타 맞고 1실점 밖에 하지 않은 임준혁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임준혁의 투구수는 75개. 5회 3연속 안타를 허용한 걸 빼면 상당히 괜찮았던 투구였다.
그러나 살얼음판 리드에 KIA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중요한 흐름이었다. 쫓기다 달아나는 과정이었다. 맨 마지막에 윤석민이 대기하고 있으나 최대 3이닝을 버텨야 한 중간 계투진이었다.
이 빠른 결단력은 옳았다. KIA의 두 번째 투수 최영필은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뛰어난 제구와 예리한 스플리터로 한화 타자들을 요리했다. 2이닝 퍼펙트. 특히, 7회에는 타자 3명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 등판한 김광수 또한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가볍게 아웃카운트 3개를 처리. 스코어가 크게 벌어지면서 윤석민 카드도 아꼈다. KIA는 김태영을 9회 내보내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 최영필은 1일 광주 한화전에서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KIA의 승리에 이바지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삐걱거렸다. 1점이 귀한 가운데 1점, 또 1점을 허무하게 헌납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김기현은 5회 사구 1개와 폭투 1개, 그리고 희생타 1개로 1실점을 했다. 김주찬의 빠르고 재치있는 베이스러닝이 돋보였으나, 한화로선 허탈한 실점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 불안감은 6회 추가 실점을 암시한 꼴이었다. 한화 야수진의 수비 미스는 집단적으로 발생했다. 한화는 김기현이 6회 1사 후 최용규에게 안타를 내주자, 즉각 투수를 바꿨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3경기 연속 등판해 59개의 공을 던졌던 박정진을 내세웠다. 1-4로 뒤졌으나 반드시 뒤집겠다는 것.
하지만 박정진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타자 이홍구에게 2루타를 맞았다. 좌익수 이성열의 엉성한 수비가 문제였다. 그 사이 1루 주자 최용규의 홈인. 한화는 곧이어 대주자 박준태의 3루 도루를 저지하려 했지만 포수 허도환의 송구는 3루수 이시찬이 아닌 좌익수 이성열의 글러브로 향했다. 박준태는 3루를 돌아 여유있게 홈으로 쇄도했다. 3점 차를 유지하려던 스코어는 5점 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 한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1일 광주 KIA전에서 6회 필승조 박정진(사진)을 내세웠다. 하지만 야수진의 수비 미스가 이어지며 스코어는 1-4에서 1-6으로 벌어졋다.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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