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디트로이트) 김재호 특파원] 많은 이들이 선발 투수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다양한 구종을 꼽는다. 다양한 구종은 곧 다양한 조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우완 투수 게릿 콜은 2015년 이 법칙을 거스르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 콜은 총 1486개의 공을 던졌고 이중 패스트볼이 약 70.3%에 해당하는 1046개, 슬라이더가 23%에 해당하는 343개였다. 사실상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으로 버틴 셈이다.
콜은 이 두 가지 구종 이외에도 커브와 체인지업 구사가 가능한 투수다. 체인지업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UCLA 재학 시잘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커브도 지난 시즌까지 슬라이더와 비슷한 비율로 던져왔다.
↑ 게릿 콜은 이미 지난 시즌 승수에 도달했다. 2015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는 한 경기에서 같은 타자와 2~3차례 맞붙어야 하는 선발 투수에게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는 다르다. 콜은 15경기에서 95 2/3이닝을 던지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하고 있다. 4 2/3이닝 만에 5실점한 지난 6월 25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1.78까지 내려간다. 탈삼진도 102개를 기록하고 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이에 대해 ‘제구’와 ‘실행’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타자마다 좋아하는 ‘핫존’이 있다. 이 지점을 피하면서 코너로 몰아가면 된다”며 콜이 압도적인 패스트볼 비율로도 호투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2013년부터 콜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는 허들은 “콜은 투심과 포심을 모두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압도적인 커맨드를 갖고 있다”며 상대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패스트볼을 보유한 투수라고 평했다.
허들의 콜에 대한 칭찬은 곧 제구의 중요성으로 이어졌다. “모든 투수들이 원하는 지점에 남들보다 더 좋게 공을 넣고 싶어 한다. 이 게임은 결국 구분의 문제다. ‘괜찮은 선수’와 ‘좋은 선수’ ‘정말 좋은 선수’는 이 능력으로 구분된다. 구속이 항상 중요한 것은 아니다. 원하는 곳으로 어떻게 던지며 계획을 실행하느냐의 문제”라며
그는 “1990년대 애틀란타를 이끈 삼총사-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결국 투수에게 중요한 것은 구속보다는 제구라는 결론을 내렸다.
15경기 만에 지난해 승수에 도달한 콜은 1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12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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