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한 공원 야구장. 어둠이 내릴 무렵, 앳된 얼굴의 소년들이 글러브와 배트를 들고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곧 운동장에는 한 무리의 소년들이 공을 주고받는 소리가 가득했다.
이들이 바로 오는 7월 13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4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나가는 재미교포 야구단이다. 이들은 또 다른 초청 팀인 호주교포 대표팀과 함께 이번 대회에 나갈 예정이다.
미주한인리틀리그연맹(KALBA)과 소속 구단 중 하나인 LA 라이언스야구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야구단은 LA와 인근 남부 캘리포니아지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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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교포 야구단 선수들이 조영균 감독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
재일교포 고교 선수들의 한국 방문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1956년 시작된 ‘재일동포 학생야구단’의 경기를 시작으로 봉황대기 등 전국 대회에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1982년 봉황대기에 출전한 재일교포 야구단의 이야기를 다룬 ‘그라운드의 이방인’이라는 영화도 개봉했다.
반면, 재미교포 선수들의 고교야구 출전은 주목받지 못했다. 주목받을 것도 없었다. 지난 1990년대 봉황대기에 두 차례 모습을 드러낸 것이 전부다. 이들의 기록은 대회 주관 단체인 대한야구협회 홈페이지에도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의 시도는 이전에 없던 역사를 만드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쉽지는 않다. 처음이다 보니 부족한 것이 많다. 최국환 KALBA 이사 겸 재미교포 야구단 후원회장은 “두 달 전 대회 참가가 결정됐다. 시간이 너무 짧고, 팀을 운영할 수 있는 주체가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급하게 선수 선발이 이뤄지다 보니 선수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의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중등학교 10~12학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했는데 12학년 선수들은 대학 진학 문제로 참가를 주저했다. 학교 야구팀 원정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도 쉽게 데려올 수 없었다.
훈련도 쉽지 않다. 학교 일과를 마치고 모이는데 멀리서 오는 경우에는 1시간 30분을 이동해서 오기도 한다. 학교 야구부에서 공을 던지고 온 선수는 많은 훈련을 하기 힘들다. 호흡을 제대로 맞출 시간도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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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교포 야구단은 학교 일과를 피해 일주일에 두 번씩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재미교포 야구단 |
조영균 감독도 “인원이 너무 없어서 문제다. 처음 나가는 대회다 보니 부족한 게 많다. 올해 참가로 토대를 닦으면, 내년에는 더 좋은 선수들을 선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2015년은 시작에 의미를 두는 해라고 설명했다.
쉽게 모이기 어려운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다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시너지 효과도 생겨났다. 하나의 작은 ‘야구 캠프’가 열린 것.
최국환 후원회장은 “미국 고교야구 팀들은 한국과 다르다.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세밀하게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선수나 학부모들이 교과서적인 야구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원
이번 훈련에는 과거 삼성 라이온즈, LG트윈스에서 투수코치로 활약했던 임호균 해설위원이 합류,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일일 지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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