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유희관 선배가 투구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공격적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법이나 자신의 흐름으로 투구를 끌고 가는 걸 보면서 느끼는 게 참 많습니다.”
선발 2경기서 11⅓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두산 베어스의 좌완투수 허준혁은 팀 내 선배인 유희관에 대해 ‘배울점이 많은 투수’라고 했다. 특별한 조언을 듣지 않아도 그저 던지는 모습, 타자들을 상대하는 것만 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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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허준혁의 2경기 등판을 지켜 본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그 정도로 잘 던질 줄은 몰랐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얼마전까지 2군 육성총괄코치로 허준혁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한용덕 1군 투수코치는 그를 가장 강력하게 추천한 인물 중 한 명. 역시 허준혁의 수싸움과 제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허준혁 스스로도 “나는 공이 빠르지 않다. 제구력이라도 좋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투구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도 그 점이라고 했다. “지난 겨울 부터 많은 공을 던졌고 더 밸런스와 제구력을 잡는데 집중을 하면서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다. 2군에서 계속 선발로 나서면서 다양한 유형의 타자들을 상대해 본 것도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제 허준혁은 26일 광주 KIA전서 무실점 경기를 잇는 동시에 시즌 2승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6월 10승7패로 승률 1위(0.588)에 올라 있는 KIA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들쭉날쭉했던 타격도 19일부터 23일까지 4경기 연속 7득점을 하면서 어느 정도 흐름을 탔다. 지난 24일 마산 NC전서 8안타를 치고도 1점을 내는데 그쳤던 점은 변수.
25일 우천 취소로 하루 휴식을 취한 KIA타선을 상대로 허준혁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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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이미 2번째 역투로 13일 NC전 6이닝 무실점 호투가 운이 아님을 증명한 허준혁이다. 향후 선발진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26일 경기에 달렸다. 무실점 기록은 호투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이다.
그에게는 ‘살아있는 좋은 교보재’가 있다. 바로 유희관이다. 유희관은 올해 등판한 14경기 중 10경기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를 펼쳤다. 다승(10승)은 피가로(삼성)와 함께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2위(2.85)의 안정감이다. 그런 유희관은 마운드 위에서 여유가 넘치는 선수다. 동시에 공격적이면서도 상황에 대처하는 유연한 힘을 올해 보여주고 있다.
허준혁은 “마운드 위에서 잘 긴장하는 편이
지금 기회와 순간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알고 있는 허준혁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허준혁에게 더 필요한 것은 역설적으로 투쟁을 넘어 즐기는 유희관의 자세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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