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조용한 3연승을 기록했다. 부상병동으로 강제 리빌딩에 들어간 LG로서는 소중한 결과다.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기에 반갑다.
LG는 10개 구단 중 9번째로 30승 고지에 올랐다. 5위 한화 이글스와는 여전히 5경기차다. 5할 승률을 위해선 7연승을 더해야 가능하다. 아직 페넌트레이스 절반을 지나지 않은 76경기가 남아 있다는 가정을 하면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최근 LG의 3연승은 꽤 고무적이다. 일단 상대 전적에서 밀렸던 KIA 타이거즈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둔데 이어 넥센 히어로즈에 시리즈 첫 승을 처음 먼저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지난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1-1로 팽팽히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LG 서상우가 넥센 김대우를 상대로 우월투런홈런을 치고 히메네스의 축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마운드 안정보다 반가운 것은 야수 파트의 새 얼굴들의 깜짝 활약이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한 LG가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새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합류 이후 팀도 3연승을 거뒀다. 히메네스는 데뷔전에서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 0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냈다. 세 번째 경기에서도 좌중간 2루타를 기록하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히메네스의 또 다른 효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이다. LG는 베테랑 야수들이 빠지면서 더그아웃 분위기가 침체됐다. 캡틴 이진영이 빠진 것이 결정적. 정신적 지주인 이병규(9번)의 부재도 아쉽다. 방출된 잭 한나한은 선수들에게 든든한 조언자였지만, 진중한 성격 탓에 분위기 메이커는 아니었다.
투수조장인 이동현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한 경기만 지더라도 팀 분위기가 초상집처럼 변한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을 해도 연패를 하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더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도미니카 출신답게 유쾌한 성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더그아웃의 활력소다. 경기 전 팀 훈련 도중 선수들 사이에서 댄스 실력을 발휘하는가 하면, 동료들의 활약에 거침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임정우에게 하트 세리머니를 보냈고, 프로 데뷔 첫 안타를 결승 투런 홈런으로 장식한 서상우에게는 자신의 세리머니를 따라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히메네스는 남미 출신 선수다운 쾌활한 성격을 갖고 있다. 경기 외적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적응을 잘하고 있다”면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또 진중하기 때문에 쾌활한 성격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만족했다.
1군에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의 깜짝 활약도 눈부시다. 특히 타격에서 드러나고 있다. 2군으로 내려간 내야수 박지규를 시작으로 양석환과 나성용에 이어 서상우까지 결정적인 홈런으로 타선 침체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황목치승과 백창수 등 백업 선수들의 활력 넘치는 플레이도 버틸
LG는 전반기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부상으로 빠진 포수 최경철을 시작으로 내야수 손주인과 외야수 이진영, 이병규(9번)가 복귀할 때까지 버텨야 산다. 최근 3연승에서 비춰진 LG는 아직 버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당자 시즌 성적을 차치하고 미래가 어둡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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