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여자축구대표팀 간판스타 지소연(24·첼시 LFC)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본선 2차전에서는 자신과 곧잘 비교되는 리오넬 메시(28·아르헨티나)뿐 아니라 박지성(3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앰배서더)의 현역시절 모습까지 닮아야 할지도 모른다.
한국은 14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코스타리카와 2015 여자월드컵 E조 2차전을 치른다. FIFA 순위는 한국이 18위, 코스타리카가 37위다. 본선 참가는 한국이 2번째, 코스타리카는 사상 최초다.
코스타리카는 2014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준우승팀 자격으로 2015 여자월드컵에 출전한다. FIFA 14위 스페인과의 E조 1차전에서 경기 시작 13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1분도 되지 않아 동점을 만들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10일 FIFA 7위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완패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E조에서 한국에 열세인 팀은 코스타리카가 유일하다. 2연패는 사실상 16강 진출 좌절과 마찬가지이므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지소연은 브라질전에서 4-2-3-1 대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처진 공격수나 중앙 미드필더 위치를 오르내리면서 경기운영에 폭넓게 관여했다. 직접 득점을 시도하기보다는 기회창출에 주력하여 여러 차례 키 패스(슛 직전 패스)를 기록했으나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지소연이 한국 페널티박스 인근까지 내려오기도 했으나 결정적인 장면은 거의 다 상대 진영에서 연출됐다. 반면 코스타리카 경기운영 및 공격전개의 무게중심은 중앙 미드필더나 수비형 미드필더 영역에 있다. 지소연과 마찬가지로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을 달고 있는 셜리 크루스 트라냐(30·파리생제르맹 페미닌)가 핵심이다.
![]() |
↑ 지소연(10번)이 러시아와의 홈 평가전에서 공을 다루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 |
↑ 크루스(10번)가 코스타리카 주장 완장을 차고 스페인과의 여자월드컵 E조 1차전에서 공을 다루고 있다. 사진(캐나다 몬트리올)=AFPBBNews=News1 |
크루스는 코스타리카 주장도 역임 중이다. 2014-15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 PSG 페미닌 중원에서 창조성을 담당한다. 중앙 미드필더가 주 위치이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가 일명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를 수행하기도 한다.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의 대표로는 유벤투스 FC의 안드레아 피를로(36·이탈리아)가 꼽힌다. 크루스와는 2014-15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 중원에서 가장 창의적인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지성은 맨유 소속으로 2009-10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피를로가 있던 AC 밀란과 대결했다. 1·2차전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로 교체 없이 끝까지 뛰면서 1골을 기록, 맨유의 합계 6-3 승리에 공헌했다.
![]() |
↑ 박지성(13번)은 맨유 시절 심지어 이벤트 경기에서도 피를로(왼쪽)를 상대했다. 맨유 유럽클럽대항전 참가 및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 계약 50주년 기념으로 2007년 있었던 자선경기 모습이다. 당시 피를로는 ‘유럽 베스트 11’로 참가했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1승이 절실한 한국은 지소연의 ‘메시’ 같은 개인능력이 절실하다. 여기에 더해 만약 코스타리카전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온다면 상대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크루스
박지성은 당대의 강호 밀란을 맞아 피를로를 꽁꽁 묶으면서 득점까지 하는 만점활약으로 지금도 현지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지소연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대표팀을 여자월드컵에서 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