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양보 없는 투수전이었다. LG 트윈스 사이드암 선발 우규민은 잘 던졌다. 그러나 SK 와이번스 좌완 선발 김광현의 깨어난 에이스 본능을 이겨내지 못했다. 생애 세 번째 완봉승을 거둔 김광현의 완벽한 판정승이었다.
위기의 SK. 7일 잠실 LG전 위닝시리즈가 절실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광현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최근 부진했던 김광현을 두고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엔 안 좋았지만 우리 팀의 에이스다.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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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김광현이 7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LG는 김광현을 잡기 위해 선발 라인업을 조정했다. 김광현에 강했던 문선재를 톱타자로 기용하고 백창수를 2번에 배치했다. 테이블세터를 완전히 바꾼 것. 양상문 LG 감독은 “김광현에게 좋지 않았기 때문에 라인업을 좀 바꿔서 해보려고 한다”며 노림수를 갖고 경기에 나섰다.
우규민은 6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책임졌다. 6피안타를 허용했으나 선발로서 충분한 역할을 해냈다. 3회초 수비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2사 1, 3루서 런다운에 걸린 이명기를 협살 도중 공을 흘려 2루수 백창수의 실책으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흔들리지 않던 우규민은 5회 추가 실점을 했다. 2사 1루서 박계현에게 또 도루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이명기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2실점을 했다. 이후 우규민은 6회까지 93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추가 실점 없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SK 마운드에는 김광현이 있었다. 지난 부진은 거짓말처럼 살아진 완벽투였다. 김광현은 단 3안타만 내줬다. LG 타선에서는 백창수와 문선재, 이병규(7번)를 제외한 그 어떤 타자도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9회말 문선재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유일한 사사구. 이날 김광현은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2010년 이후 5년 만에 달성한 3-0 완봉승이었다.
김광현은 4회말 1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 행진을 벌였다. 투구수는 단 34개. 11번째 타자인 백창수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한 것이 이날 첫 피안타였다. 중심타선으로 이어졌으나 흔들림은 없었다. 정성훈을 초구 3루수 땅볼, 잭 한나한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은 다시 6회말 2사까지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벌였다. 문선재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내줬으나 백창수를 유격수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문선재의 번트안타는 이날 LG가 김광현을 상대로 기록한 두 번째 안타이자 마지막 안타였다.
김광현은 다시 7타자 연속 범타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8회까지 투구수 100개를 넘기지 않은 김광현은 3-0인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완벽한 완봉승 페이스.
그러나 김광현은 9회 마지막 이닝을 남겨두고 잠시 흔들렸다. 선두타자 대타 나성용은 9번째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문선재에게 첫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대타 이병규(7번)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세 번째 피안타를 내줬다.
처음 맞은 1사 1, 2루 위기서 다시 이어진 중심타선 상대. 김광현은 정성훈을 6구째 좌익수 플라이로 힘겹게 돌려세운 뒤 대타 김영관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직접 공을 토스 받아 자신의 통산 세 번째 완봉승을 완성시켰다.
김광현은 지난 2010년 6월20일 문학 KIA전 이후 5년만의 완봉승을 이뤄내며 위기의 팀을 구했다. 당시 투구수는 116개. 이날 투구
최근 코칭스태프 개편까지 단행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던 SK. 닥친 위기가 에이스 본능을 깨웠다. 김광현은 역시 SK의 에이스다웠다.
한편 타선 지원 없는 우규민의 6이닝 2실점 호투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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