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을 시작으로 9개 대회를 치른 201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본격적인 ‘3인방’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주인공은 올 시즌 2승씩 올린 전인지(21·하이트진로), 고진영(20·넵스), 이정민(23·비씨카드).
이들 3인방은 대상 포인트, 상금 순위, 평균 타수, 톱10 피니시 부문에서 ‘톱3’를 형성하며 치열한 ‘토종 골프퀸’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중 상금랭킹과 평균타수, 평균 퍼팅수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있는 전인지는 3인방 중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중국여자오픈부터 8개 대회에 출전해 체력 저하로 기권한 대회를 제외한 7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2차례 하는 등 최고의 샷 감각을 보이고 있다. 가장 좋지 않았던 성적이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 19위일 정도로 플레이에 기복도 없다.
전인지의 강점은 ‘흠이 없다’는 것이다. 1위에 올라있는 기록들 외에 그린 적중률도 74.85%로 15위에 올라있고 페어웨이 적중률도 85.27%로 22위에 올라 무난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거리가 짧지도 않다. 전인지는 올 시즌 평균 253.95야드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로 9위에 올라있다. 숏게임 능력을 알 수 있는 리커버리율도 1위다.
또 이글 8위, 평균 버디수 5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공격적인 플레이도 돋보인다.
전인지는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3라운드 취소로 행운의 우승을 차지한 듯 보였지만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과 일본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 우승까지 곁들이며 세계랭킹도 19위까지 끌어올렸다.
올 시즌 “다 해먹겠다”며 당찬 출사표를 던진 고진영도 현재 3억1833만원을 벌며 상금랭킹 2위에 올라 전인지를 맹추격 중이다.
전인지가 ‘흠이 없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고진영은 ‘무난한’ 스타일이다.
평균타수(70.52타) 3위, 그린 적중률(79.17%) 3위, 드라이버샷 비거리(254.83%) 9위 등 대부분의 기록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또 이글 수 8위, 평균 버디 숫자 4위 등 스코어를 줄이는 부문에서도 ‘압도적’은 아니지만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하지만 1위에 오른 것은 하나도 없듯 라이벌을 압도할 필살기가 없는 점은 아쉽다.
특히 고진영이 1인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 한가지 있다. 바로 우승과 직결되는 퍼팅이다. 고진영은 현재 라운드당 평균 퍼팅수 30.80개로 39위로 처져있다. ‘3인방’ 중 가장 낮은 순위다.
최근 열린 3개 대회에서 2승을 올린 이정민은 점차 샷 감각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이정민은 상금랭킹에서는 3위지만 평균 타수 부문에서는 70.14타로 2위에 올라있다. 이정민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언샷’이다. “가장 남자 선수와 비슷한 스윙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정민은 페어웨이 적중률이 78.23%로 94위에 올라 약점을 갖고 있지만 페어웨이와 러프를 가리지 않고 날리는 정교한 아이언샷 덕분에 그린 적중률은 82.01%로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256.36야드로 4위에 올라있는 이정민의 플레이 스타일은 한마디로 ‘멀리 치고 아이언샷으로 승부’하는 것. 공격적인 스타일의 이정민은 평균 버디수 1위에 올라있고 벙커세이브도 3위일 정도로 숏게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린
‘흠없는’ 전인지와 ‘무난한’ 고진영, 그리고 ‘아이언샷’ 이정민이 벌이는 치열한 우승 경쟁에 골프팬들의 관심과 응원도 뜨거워지는 여름 햇살 만큼 달아오르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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