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성적도 끝없는 내리막길이다. ‘5월의 악몽’은 ‘승패 –9’의 암울한 흔적만 남겼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그런데 유독 LG 내야수 손주인(32)에게 쏠리는 안타까움이 있다. LG의 한 코치는 손주인이 손등 골절상을 당한 날 굵은 눈물을 쏟아내며 아픔을 나눴다.
손주인은 지난달 2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넥센 투수 조상우의 강속구에 손등을 강타 당했다. 손주인의 손등은 순식간에 부어올랐다.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손등 골절. 6주 진단. 사실상 전반기 시즌 아웃 판정이다.
↑ LG 트윈스 내야수 손주인(32)이 지난달 2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사구로 인해 손등 골절상을 당했다. 6주 진단이 나와 사실상 전반기 아웃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 코치는 이닝이 종료된 뒤 더그아웃에서 손주인의 부어오른 손등을 확인했다. 그대로 자신의 유니폼을 얼굴에 가리고 펑펑 울었다. 뜨거운 눈물의 이유는 손주인이기 때문이었다.
손주인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11년간 백업 내야수로 빛을 보지 못하다 2013년 LG로 이적한 뒤 주전으로 활약하며 제2의 야구인생을 열었다. 2년 연속 12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게 공헌했다.
손주인은 LG의 내야 살림꾼 역할을 맡았다. 주 포지션은 2루수였지만, 공백이 컸던 3루수를 오가며 정작 2루수 자리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줬다. 손주인이 2루를 비웠을 때 지난해에는 김용의, 올해는 박지규가 2루수로 나서는 경기가 많았다.
안정적인 수비가 강점인 손주인은 타격에도 눈을 떴다. 2013년 타율 2할6푼5리를 기록한 뒤 지난해 타율 2할9푼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엄청난 노력이 만든 결과였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코칭스태프가 인정한 최고의 ‘성실맨’은 단연 손주인이었다. 노찬엽 LG 타격코치는 “손주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필요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 모든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할 선수다”라고 극찬을 쏟아냈다.
손주인은 고민이 많았다. 더 잘하고 싶은 열정이었다. LG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해 택한 방법이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 남들보다 30분 일찍 훈련에 나섰고, 코칭스태프에서 미안할 정도의 마음을 품게 만들었다.
손주인은 올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4월까지 1할7푼9리에 머물렀다. 힘든 시간을 스스로 극복하면서 5월 타율은 3할3푼3리로 급상승했다. 노력의 결실을 맺는 순간 최악의 부상을 당했다. 재활 후 경기 감각을 찾으려
손중인 부상을 당했을 때 코치진이 함께 눈물을 흘렸던 이유. 다른 것은 없었다. 손주인이기 때문이다. 손주인 이야기에 다시 눈물을 글썽인 이 코치는 “손주인은 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선수다. 또 성공할 가치가 있는 선수다. 분명히 돌아와 다시 잘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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