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일 프로야구 종합)
수난을 겪고 있는 마무리, 그래도 웃을 때도 있다. 모처럼 마무리 투수들이 힘을 낸 하루였다. 서울 연고 팀들은 빼고.
시즌 첫 ‘1강’ 싸움의 대결서 삼성이 이틀 연속 두산을 눌렀다. 가장 빨리 10승 고지를 밟았던 삼성은 20승도 1등으로 오를 듯. 19승(9패)으로 1번만 더 이기면 된다. 2위 두산(16승 10패)과 승차는 2경기.
두산은 장원준에 이어 마야를 내세웠지만 승리를 놓쳤다. 다 잡긴 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못 넘겼다. 삼성에겐 짜릿한 뒤집기였다.
좋지 않다 해도 급할 땐 꺼낼 수밖에 없는 ‘공식 마무리’ 윤명준 카드. 두산은 8회 3-1로 쫓기며 위기에 몰리자 윤명준을 호출했다. 하지만 윤명준은 또 한 번의 악몽만 겪을 뿐이었다. 스스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무너졌다. 허탈한 역전 허용. 윤명준의 시즌 네 번째 블론세이브, 그리고 시즌 두 번째 패전.
역전에 성공한 삼성이 9회 꺼낸 카드 역시 ‘공식 마무리’ 임창용. ‘창용영화제’라는 오명을 받는 그는 또 한 번 스릴 넘치는 묘미를 만끽시켜줬다. 안타 2개를 맞았으나 땅볼 유도로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다. 시즌 7세이브로 윤길현(SK)과 함께 공동 선두 등극.
↑ 권혁은 2일 대전 롯데전에서 한화의 승리를 지키며 시즌 6세이브를 기록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권혁은 롯데와 대전경기에서 5-3으로 앞선 9회 1사 1루 마운드에 올랐다. 3일 연속 등판. 하지만 여전히 힘은 넘쳤다. 삼진과 내야땅볼로 경기 종료. 시즌 6세이브 성공 및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성은 점점 견고해지고 있다.
롯데는 오승택의 2루 포스 아웃과 관련해 재심을 요청했으나 합의판정 결과도 아웃. 롯데의 마지막 동아줄도 끊겼다. 13패(14승)째로 5할 승률에 근접해졌다. 반면, 한화는 15승 11패로 단독 3위에 올랐다. 2위 두산과는 불과 1경기 차다.
웃는 형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던 ‘동생’ 윤석민(KIA)이었다. 최근 위태롭더니 5월의 첫 등판서 가볍게 세이브를 추가했다.
KIA는 광주 SK전에서 2-2로 맞선 8회 만루서 이은총의 싹쓸이 2루타로 승기를 잡자, 윤석민을 가동했다. 첫 타자는 사구. 그러나 속전속결이었다. 탈삼진 2개를 솎아 3연속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전날까지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였던 윤길현이 나설 틈도 주지 않았다. 윤석민의 시즌 5세이브로 지난달 21일 롯데전 이후 11일 만에 추가했다.
호랑이군단의 ‘맏형’ 최영필은 7회 동점을 허용하고도 쑥스러운 2승째를 거뒀다. ‘에이스’ 양현종(3승)에 이은 팀 내 다승 공동 2위. 이 승리로 KIA는 시즌 첫 9위까지 추락할 위기서 벗어났다.
‘세이브왕’ 출신 손승락도 어느새 6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kt전부터 일주일 동안 4세이브를 올렸다. 넥센의 5승 중 4승을 책임진 셈이다. 단, 쫄깃하면서 진땀나는 세이브였다. 9회에만 안타 3개를 맞고서 2실점. 평균자책점은 3.29로 올라갔다.
LG는 손승락을 공략했으나 너무 늦었다. 4연패 수렁에 빠졌다. 9위 NC와는 승차조차 없는 8위다.
↑ 손승락은 2일 잠실 LG전에서 2실점을 했다. 진땀 속 6세이브를 올렸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