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FC “2+kg 계체 초과 예방책 마련하겠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로드 FC가 2kg 이상의 심각한 계체 초과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 마련에 나선다.
장충체육관에서는 2일 저녁 8시부터 로드 FC 23이 열린다. ‘그랜트 힐튼 서울’에서 진행된 1일 공개 계체에서 제1경기(미들급·-84kg)에 임할 이창섭(35)은 허용 기준치인 84.5kg을 4.35kg이나 초과한 88.85kg이 나오고 말았다.
로드 FC 2015년 개정 규정을 보면 1차 계체 실패 후에는 2시간 간격으로 2차례 추가 계체를 한다. 이창섭은 4시간 동안 1.05kg을 줄이긴 했으나 87.8kg으로 끝내 3.3kg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종 실패가 확정됐다.

↑ 이창섭(왼쪽)이 로드 FC 23 공개 계체 실패 후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른쪽은 부라라시, 가운데는 밥 샙 로드 FC 부대표. 사진(그랜트 힐튼 서울)=정일구 기자

제1경기 체급은 본래 미들급이 아닌 –80kg 계약 체중이었다. 상대인 카림 부라라시(모로코)가 공개 계체를 80.1kg으로 단번에 통과한 탓에 이창섭의 잘못은 더 돋보였다.
현재까지 공개된 로드 FC 규정을 보면 계체 초과 시 가장 엄한 처벌은 ‘경기 모든 라운드의 각 2점 감점 및 대전료 전액 몰수’다. 이창섭도 이를 감수하고 제1경기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해당 징계는 ‘1kg 이상 2kg 미만’ 계체 위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2kg 이상의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선수에 대한 처벌은 별도로 없다.
로드 FC 홍보실은 1일 이를 지적한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규정 개편안을 설명했다. “3차 계체까지 했음에도 2kg 이상 초과인 경우 통과 상대가 거부하면 경기 자체가 취소된다”면서 “계체 성공 선수는 경기를 치르지 않아도 50%의 출전료를 받는다. 계체 실패자는 대회사 차원의 출장정지 및 벌금이라는 추가징계에 처한다”는 것이다.
경기 규정 개편안은 로드 FC 23 참가 선수와 관계자에게 주요 내용이 설명됐다. 그러나 여기에도 맹점은 존재한다. 계체 2kg 이상 초과자가 정상 통과자의 양해를 받아 대결을 성사시키면 처벌 규정은 1kg 이상~2kg 미만인 경우와 같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이창섭도 마찬가지다.
기준치와 2kg 미만으로 격차를 좁힐 자신이 없다면 굳이 억지로 감량을 시도할 동기가 약해진다. 이왕 대회에 참가한 이상 대결을 거부하고 대전료의 50%만 받기보다는 경기에 나서고 싶은 계체통과자의 양해를 얻는 것이 그리 어렵지도 않다.
어차피 계체 초과를 피할 수 없다면 출전료 100% 몰수 및 판정승이 사실상 불가능한 전 라운드 2점 감점을 감수하고라도 체중 차이를 무기로 KO나 조르기 혹은 관절 기술로 항복을 받아 승리하려는 선수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프로선수의 전적은 1경기 대전료보다 더 큰 가치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2kg 이상의 심각한 계체 실패자는 경기 무산을 면했다고 해도 추가로 핸디캡을 줘야 한다. 가령 계체 정상 통과자에게 KO나 기권승을 거둔다고 해도 전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즉 ‘노 콘테스트(No Contest)’로 처리하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되면 기껏 이겨놓고 승리로 기록되지 못하는 헛수고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체중 감량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계체를 무사히 넘긴 선수도 체중 열세의 불리함 속에 혹시나 판정으로 가기 전에 질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 없이 경기를 속행해도 된다고 편하게 양해할 수 있다.
‘MK스포츠’의 제안 및 설명을 들은 로드 FC 홍보실은 대회가 끝난 후 정식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체급 종목의 기본이자 참가자의 당연한 의무인 계체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불상사는 가능한 최소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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