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1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첫 맞대결. 이날 주인공은 LG 선발투수 헨리 소사였다. 지난해까지 넥센에서 뛰었던 소사가 친정 팀을 상대로 첫 등판에 나선 날이기 때문.
소사는 지난 시즌 도중 넥센에 합류해 10승을 책임졌다. 시즌 종료 후 넥센은 소사의 잔류를 원했으나 결국 소사의 선택은 LG였다. 소사는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친정 팀을 상대로 얄궂은 첫 맞대결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둔 양 팀 감독들도 소사를 놓고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먼저 양상문 LG 감독은 소사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 감독은 “소사는 한국 야구에 완전히 눈이 떠졌다. 이젠 알아서 상대 타자들을 다 파악하고 경기에 나선다. 한 해, 한 해를 거듭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한 결과”라며 “똑똑하고 스마트한 선수”라고 말했다.
↑ 1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첫 엘넥라시코전에서 넥센 송신영이 마운드에 올라 LG 소사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송신영이 LG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소사를 상대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 소사가 더 좋아졌나’라는 질문에는 “더 좋아진 것 같다”라고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대신 넥센의 강타선에 무게의 추를 올렸다.
염 감독은 “그런 유형의 투수들은 우리 타자들이 잘 친다. 린드블럼과 니퍼트도 다른 팀은 잘 못 치는데 우리 팀은 잘 친다”며 “빠른 공의 정면승부에는 강하다. 대신 각도 큰 커브나 제구력이 좋은 투수에는 오히려 약하다”고 말했다. 소사에게는 자신이 있다는 의미.
이날 소사는 두 감독의 엇갈린 시선에 정확히 중간에 머물렀다. 7이닝 동안 113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3실점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7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나 8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볼넷도 1개밖에 없었다. 퀄리티스타트 호투.
소사는 최고 156㎞의 속구와 130㎞대 변화구로 넥센 타선을 공략했다. 특히 위기를 넘기는 승부구는 속구가 아닌 변화구.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홈런 한 방에 울었다. 소사는 2회초 2사 1, 2루서 박동원에게 좌월 스리런을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단 2안타(1홈런) 빈공에 그친 LG 타선도 야속했다.
이날 진짜 주인공은 소사가 아니었다. 결승 홈런을 터뜨린 박동원과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
79개의 투구수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인 송신영은 시즌 3승째를 거두며 소사를 압도했다. 송신영의 최고 구속은 142㎞에 불과했으나 베테랑의 품격이 느껴지는 투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소사는 친정 팀을 상대로 시즌 3패(3승)째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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