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지난 25일 시즌 첫 등판서 ‘서덕스’의 진가를 보여줬던 서재응(KIA). KIA 선발진의 한 축이나 4,5선발이다. 우천순연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이 조정될 경우, 불펜으로 기용될 수도 있다. 김기태 KIA 감독도 그런 구상을 갖고 있다.
그런데 서재응은 그 ‘아이디어’에 고개를 흔들었다. 불펜보다 선발로 뛰고 싶다는 것. 얼핏 튀는 언행이나 속내는 그렇지 않다. 이기적인 게 아니라 오히려 이타적인 의사다. 팀을 위한 속 깊은 이유가 있다.
서재응은 시즌 전부터 KIA의 선발진으로 분류됐다. 괌 재활훈련부터 선발투수로 활용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4월 들어 치른 퓨처스리그 3경기와 KBO리그 1경기 모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내용은 합격점. 퓨처스리그에서 평균자책점 0.53의 짠물 투구를 자랑하더니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5⅓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3.38)으로 잘 던졌다. 흔들리던 KIA의 4,5선발에 중심을 잡아줬다.
↑ 서재응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에서 KIA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서재응은 “퓨처스리그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96개(7이닝)의 공을 던졌다. KBO리그에서도 90여개까지 던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두산전에서 그의 투구수는 74개. 효과적인 투구수 관리 속에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더불어 불펜 투입 가능성에 대해 피하지는 않았다. 서재응은 “팀에 보탬이 되는 역할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그렇지만 코칭스태프는 물론 KIA팬도 잘 알 것이다. 내가 불펜에서 큰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걸”이라고 했다.
서재응은 지난해 16경기에서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40을 기록했다. 선발 등판은 딱 1경기(7월 29일 마산 NC전 4⅔이닝 3실점 2자책)였다. 불펜으로서 27⅔이닝 22실점(21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이 6.83이었다.
스스로 불펜보다 선발 체질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서재응이다. 그는 “가용 자원이 없어 (내가 나서야 한다면)어쩔 수
그 이유 중 하나는 이제 팀에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서재응은 “(2008년)국내 복귀 이후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게 내내 미안할 따름이다”라며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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