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레이크 머세드 골프장(파72·650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윙잉스커츠클래식(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일 18번홀(파5).
마지막 18번홀의 극적 버디를 앞세워 이날 2타를 줄인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모건 프레셀(미국)이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연장 승부를 펼쳤다.
첫번째 연장전에서 두 선수 모두 아쉽게 버디 퍼트를 실패해 다시 치른 연장 2차전. 리디아 고의 세번째 샷이 핀 바로 옆에 떨어져 백스핀을 먹고 홀 1m 지점에 멈춰서자 그제서야 리디아 고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번졌다.
프레셀의 3m 버디퍼트가 홀을 외면한 뒤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리디아 고는 자신의 LPGA투어 7번째 우승이자 이 대회 2연패를 환한 웃음으로 자축했다. 특히 7승 중 역전승으로만 5승을 달성하며 무서운 뒷심도 과시했다. 리디아 고는 “연장전 압박이 심했지만 내 게임에 집중하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것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비결을 밝혔다.
리디아 고에게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지난해 전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LPGA투어에 입성해 첫 우승을 신고한 것이 이 대회였다. 얼마나 기뻤으면 자신의 오른쪽 손목에 프로 데뷔 이후 첫 우승을 기념하며 로마 숫자 문신 ‘Ⅳ-XXⅦ-XⅣ(4-27-14)’을 새겼을 정도다.
물론 대회 기간에 자신의 생일(4월 24일)이 있었다는 점도 특별하다. 리디아 고는 2년 연속으로 자기 자신에게 ‘우승’이라는 선물을 준 셈이다.
올 시즌 김세영(22·미래에셋)과 함께 두번째 시즌 2승 고지를 밟게 된 리디아 고는 우승상금 30만 달러(약 3억2000만원)를 받아 시즌 상금을 90만8810달러로 늘려 김세영(74만2306달러)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레이스 투더 CME글로브 랭킹에서도 2005점으로 2위 김세영(1556점)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고 톱10 피니시(88%)와 레귤러 온(79.9%), 올해의 선수(102점) 등에서도 독보적 선두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굳혔다.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1.74점을 받아 2위 박인비(27·KB금융그룹)과의 격차를 지난주 0.69점에서 1.77점차로 벌렸다.
리디아 고의 우승으로 한국(계) 선수들은 올 시즌 치러진 10개 대회에서 8차례나 우승컵을 들게 됐고 지난주 김세영에 이어 2주 연속 우승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 선수들도 선전했다. 6언더파 282타 단독 4위에 오른 곽민서(24·JDX)를 비롯해 장하나(23), 양희영(27)이 공동 6위(4언더파 284타)에 올랐고 김세영과 이미림(25·NH투자증권)이 공동 9위(3언더파 285타)를 차지하는 등 톱10 중 5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졌다. 백규정(20·CJ오쇼핑)은 김효주(20·롯데),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함께 1오버파 289타 공동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단독선두로 출발했던 ‘캐나다 리디아 고’ 브룩 헨더슨(17)은 챔피언조의 중압감에 2타를 잃고 3위에 오른 것으
이날 성적에 따라 세계랭킹에도 변동이 생겼다. 1위부터 9위까지 순위변동은 없었지만 2위 박인비와 3위 스테이시 루이스의 차이는 0.07점차로 좁혀졌다. 깜짝 4위를 한 곽민서는 지난주보다 무려 180계단 오른 141위로 뛰어올랐고 양희영은 10위, 김세영은 15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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