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렇게 도움을 받을 줄이야.’ 프로축구 FC 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2위 자리를 지켰다. 조별리그 1경기를 남겨놓고 16강 진출을 자신할 수 없다.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의 추격이 매섭다. 그렇지만 셋 중 유일하게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는 있다. 이게 다 웨스턴 시드니 덕분이다.
죽음의 조로 불린 H조는 상당히 복잡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만 조 1위와 함께 16강행이 결정됐다. 남은 1장의 16강 진출 티켓의 주인공은 가려지지 않았다. 서울은 1승 3무 1패(승점 6점)로 가시마(승점 6점), 웨스턴 시드니(승점 5점)에 근소하게 앞서있다. 조별리그 마지막 1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그 매치업은 가시마-서울전 및 광저우-웨스턴 시드니전이다. 얼핏 가장 유리한 건 가시마처럼 보인다. 홈에서 서울만 이기면 된다. 단, 무조건 승리다. 그러나 서울은 가시마에게 지지만 않아도 된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승점이 같을 경우 상대 전적을 우선시하는데, 서울은 조별리그 5경기까지 가시마, 웨스턴 시드니보다 승자승에서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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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흰색 유니폼)가 가시마 앤틀러스에게 패한 건, FC 서울에 ‘행운’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가시마의 16강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긴 했으나, 적어도 서울이 가시마, 웨스턴 시드니보다 유리한 위치다. 자칫 웨스턴 시드니가 승리했을 경우, 서울로선 굉장히 이해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었다. 간단하게 웨스턴 시드니가 광저우 원정에서 무승부만 해도 죽음의 조 탈출이 매우 유리했다. 서울은 가시마를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경우의 수를 따지며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된다. 광저우-웨스턴 시드니전 결과가 서울의 운명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절대적이진 않다. 광저우가 안방에서 덜미를 잡히든 말든, 서울은 ‘자력’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가시마만 잡으면 된다.
그리고 부담이 큰 건 가시마와 웨스턴 시드니다. 이들에게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 16강 진출 티
웨스턴 시드니가 가시마를 이겼다면, ‘눈치’를 봐야 하는 건 서울이었다. 그러나 그 눈치는 서울이 아닌 웨스턴 시드니와 가시마가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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