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4번타자 이병규의 타순 변경은 없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의 생각은 변함없다. LG의 4번타자 이병규(7번)의 각성이 필요하다.
이병규도 답답하다. 개막 직전 담 증세로 물이 올랐던 타격의 감을 잃었다. 하소연도 못하고 그 감을 찾기 위해 전전긍긍이다. 이병규는 “그 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아직 ‘그 분’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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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4번타자 이병규(7번)가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병규의 부진은 LG 타선의 뼈아픈 결과로 나타났다. LG의 중심타선이 힘을 잃었다. 결국 5번 타순을 맡았던 기대주 최승준도 2군으로 내려갔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중심타선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이병규는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병규는 “답답해 죽겠다. 항상 시작이 안 좋다. 이젠 감독님 얼굴도 못 보겠다”며 한숨이다.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병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116경기에서 타율 3할6리, 87타점 16홈런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양 감독도 시즌을 앞두고 “이병규는 최소 20홈런 이상을 기록해줄 것이라 믿는다. 30홈런까지 쳐 준다면 정말 좋은 일이다. 작년보다 절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라고 확신에 찬 신뢰를 보냈다.
이병규는 “올해 팀의 4번을 맡았다. 남들이 기대한 만큼 하지 못해 실망이 더 크다. 나 스스로는 더하다”고 했다. 최승준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병규는 “나라도 잘 쳤으면 승준이 부담이 덜 했을 텐데 둘 다 못 쳤다. 미안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병규의 부담은 고스란히 타석에서 표출되고 있다. 더 잘하려고 하니 타격 폼이 흐트러지고 있다. 조급함이다. 이병규는 “마음이 급해 자꾸 오버스윙이 나오는 것 같다”며 “원래 끊어 치는 스타일인데 내 스타일대로 되지 않고 크게 돌리는 것 같다. 공한테 덤비면 안 되는데…”라고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병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분’이다. 그 분은 바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몸에 익혔던 ‘느낌’이다. 이병규는 “느낌이 와야 하는데 아직 아무 소식 없이 안 오고 있다.
이병규가 터져야 LG의 타선도 살아난다. 2군으로 내려간 최승준도 퓨처스리그에서 홈런 2개를 신고하며 7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병규의 ‘그 분’은 언제 올까. 비로 우천 순연된 이틀간의 휴식일에 혹시 도착하진 않았을까.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