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진갑용(41)은 한국 프로야구 포수 최고령 출전 기록을 곧 경신하게 된다.
1974년 5월 8일생인 진갑용은 이제 4일이 더 지난 이후 포수로 출전하게 되면 박경완(44) SK 육성총괄이 보유중인 포수 최고령 기록(40세11개월5일)을 넘어선다.
8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진갑용은 “우리는 아직 팔팔하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야 우리 아직 팔팔한데 무슨 최고령이냐’라고 말을 한다. 자꾸 최고령이라는 말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그것보다는 베테랑이나 경험많은 선수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면서도 “여태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많은 선수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 |
↑ 3월31일 수원 kt전서 임창용이 한국 통산 200세이브를 달성한 이후 진갑용이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해 진갑용의 역할은 이지영의 백업이다. 류중일 감독은 일주일에 2번 정도 선발로 출전시키고 나머지 경기는 중요한 경기 후반 상황 등에 교체로 진갑용을 활용할 계획이다.
진갑용은 “일주일에 2경기 정도 나오고 교체로 후반에 출전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충분한 것 같다.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년 전 구단의 코치 제의와 맞물려 은퇴 이후 코치 연수를 고민했던 시기도 있었다. 진갑용은 “그때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하다. 일본과 미국 두 군데 다 코치 연수를 받아볼 생각이 있다”고 했다.
영원히 마스크를 쓸 수는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진갑용은 “거기(은퇴)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은 안하려고 하고 있다. 1경기씩 이렇게 나올 수 있다면 부상을 안당한다면...일주일에 몇 경기를 소화하고 경기 후반에 세이브 캐처로 나오는 것 정도는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44경기 체제에서 삼성 또한 주전 포수 이지영이 전 경기 마스크를 쓸 수는 없다. 물론 진갑용의 움직임은 예전만 못하지만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은 아직 삼성의 풍부한 자산이다.
진갑용은 KBO리그 포수의 역사인 동시에 삼성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승엽, 임창용, 오승환 (한신)등 삼성을 대표했던 선수들이 진갑용과 함께 많은 우승의 순간을 함께 했다.
특히 지난해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세이브 기록을 경신하고, 올해 3월31일 kt전에서 200세이브를 올리는 등 여전한 활약을 하고 있는 임창용(39)에 대한 애틋함이 더 있다.
진갑용은 “사실 (다른 선수들 보다는) 더 애착이 간다. 같이 고생한 사이니까. 10년 전만 하더라도 마무리, 중간계투 같은 보직의 구분이 없었다. 이기려면 6회부터 나와서 던지고 많이 고생을 했다”며 “함께 그런 것들을 다 겪었다보니까...같이 오랫동안 야구를 했으면, 그렇게 된다면 좋겠다”고 했다.
![]() |
↑ 지난해 한국 시리즈 넥센과의 6차전서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진갑용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동시에 이지영과 이흥련 등의 팀내 포수에게 진갑용은 아직도 ‘거대한 산’이자 ‘뒤를 따라야 할 대단한 선배’다.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라는 것은 참 뿌듯한 일이다.
진갑용은
삼성의 많은 우승이나 역사적인 순간에는 항상 진갑용이 있었다. 더 오래 그 기억을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 진갑용의 마음이었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