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서민교 기자]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의 이른바 ‘야바위(?) 타순’ 변경이 통했다.
김 감독은 7일 대전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타순에 변화를 줬다. 깜짝 변경 카드였다. 김 감독은 “오더에 변화가 좀 있다. 김태균이 4번이 아닌 3번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김태균은 3번, 최진행이 4번으로 나섰다. 김태균과 최진행의 3, 4번 선발 출전은 올 시즌 처음이다. 특히 김태균은 지난 2013년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3번 타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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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이 덧붙인 설명은 더 호기심을 갖게 했다. 김 감독은 “컵에 동전을 넣고 바꾸는 식이다. 1번부터 5번까지 타순을 움직여 보는 것”이라고 했다. 마치 야바위꾼처럼 말이다. 김 감독은 “아마 김태균을 1번으로 내보내면 난리가 날 걸?”이라고 진담 같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전진 배치된 김태균 효과는 3회부터 나타났다. 1-0으로 앞선 3회말 1사 1루서 김태균이 좌익수 방면 깊숙한 안타로 1, 3루 찬스를 만들었고, 최진행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추가점을 뽑아냈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에도 효과는 만점. 김태균은 1사 2루 찬스서 고의사구로 1루 베이스를 채웠고, 최진행도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LG 구원투수 정찬헌도 피해갈 수밖에 없는 공포의 타순이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이시찬과 모건이 범타로 물러나며 진짜 효과는 없었다.
김태균이 교체된 연장 11회말. 최진행의 4번 효과는 분명했다. 이용규가 봉중근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송주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잡았다. 봉중근은 최진행을 또 고의사구로 거를 수밖에 없었다. 이어진 이시찬의 좌전 안타. 1사 만루 절호의 찬스서 결국 모건이 끝내기 내야안타를 때려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결국 한화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LG에 4-3으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2연패를 끊으며 3승4패로 8위에 올라섰다.
이날 김태균과 최진행의 타순 변경은 충분히 위협적인 카드였다. 김태균은 3타수 2안타 2볼넷, 최진행은 4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을 기록하며 타순 변경 효과를 누렸다. 김 감독의 ‘야바위 타순’은 또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한편 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 경기 승리가 중요했다. 5패와 4패는 천지 차이”라며 “송은범은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회성이 맞기 시작하면서 타선이 좋아지고 있다. 송주호의 스리번트 상황은 무조건 대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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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만에 3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된 한화 이글스 내야수 김태균. 사진(대전)=곽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