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1번타자 김동명과 9번타자 이대형. kt 위즈가 예상치 못했던 타선을 속속 내놓고 있다. 조범현 감독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kt는 지난 31일 경기서 타선 군데군데를 손질해 임했다. 1번에는 김동명이, 지난 30일부터 2번에는 조중근과 신명철이 번갈아 출장했다. 개막 전부터 굳건한 테이블세터로 분류됐던 이대형-김사연이 모두 하위 타선에 위치한 것이 특기할 만한 상황이었다. 시범경기 동안 주로 1번타자로 나섰지만 볼넷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던 김사연은 시범경기 후반부터는 아예 하위타선에서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살려 경기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이대형까지 하위타선으로 조정된 것.
↑ kt 위즈 김동명(왼쪽)과 이대형이 지난 31일 수원 삼성전서 각각 1번과 9번타자로 나섰다. 조범현 감독의 타순 조정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다. 사진=MK스포츠 DB |
31일 경기를 앞두고도 조 감독은 타순 조정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경기 시작 3시간 전에도 “더 보고 결정하겠다”며 타순을 완전하게 확정짓지 못하는 모습. 조 감독은 “앞(1~2번타자)에서 다 끊겨버려 고민”이라고 테이블세터가 득점 상황을 세팅하지 못하는 데 걱정을 드러냈다. 시범경기에서 1~2번으로 나섰던 이대형, 김사연의 공격적인 모습이 테이블세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카드가 ‘1번 김동명’이었다. 김동명의 1번 배치는 지난 28일 사직 롯데전서 처음으로 성사됐다. 김동명 본인도 “야구하면서 1번으로 나간 건 처음이었다”고 할 정도로 의외의 카드였다. 테이블세터진에 대한 고민을 김동명의 선구안이 해결해준 셈이다. 김동명은 작년 퓨처스리그를 거치면서 선구안이 월등히 좋아졌다고 평가받고 있다. 처음으로 1번타자로 나섰던 28일에는 2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얻어 3번 출루했고, 31일에는 안타는 없었지만 2개의 볼넷을 골라내 출루했다. kt가 대거 5득점한 4회말 김동명은 1사 만루 상황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조 감독은 “현재 마르테와 김상현의 타격이 괜찮아 앞에서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타선이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kt이니만큼 중심타선에 포진한 마르테와 김상현이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 테이블세터진에 대한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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