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유서근 기자]‘마린보이’ 박태환이 반성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마린보이’ 박태환(26.인천시청)이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 지하 1층 연회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무법인 지평의 지상윤 변호사와 동참해 이번 파문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박태환은 “불미스런 일로 국민들 앞에 서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한결 같은 사랑을 준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부끄러운 따름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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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뒤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박태환. 사진=(서울) 곽혜미 기자 |
이번 사태에 대해서 박태환은 “처음에는 억울하고 속상했다. 그 병원에 가지 않고, 갔더라도 주사를 못 놓게 했더라면 하고 후회했다”며 “10년간의 모든 영광과 노력들이 ‘약쟁이’라는 오명을 받게 됐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훔쳤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개막 직전인 9월 3일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 양성 반응을 보였다. 2개월 전인 7월 29일 서울 중구 T병원에서 네비도 주사를 처방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
이에 박태환은 이 병원에서 맞은 ‘네비도(nebido) 주사제’ 때문에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며 지난 1월 20일 병원장 김모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호르몬 주사’인지 모르고 맞았냐는 질문에 박태환은 “맨 처음 피부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었다.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사실은 도핑 검사가 나오고 나서야 알았다”며 “병원 측에서도 도핑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었기 때문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자신의 결백을 위해서 박태환은 2013년 말부터 이번 사태가 터진 직전까지 국민건강공단에 기록된 진료 및 투약 기록부를 공개할 뜻도 밝혔다.
기자회견 내내 억울함을 호소했던 박태환은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셨다. 올림픽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떠한 힘든 훈련도 잘 견디고 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FINA로부터 18개월의 징계를 받은 박태환은 내년 3월 끝나기 때문에 8월 개막하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규정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7월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을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대표 선수 및 지도자 활동을 할
마지막으로 만약 올림픽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명예 회복이 가능할 지에 대한 질문에는 “힘든 질문이다. 결과가 좋게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뭐라고 말씀드리기 힘들다”고 말끝을 흐렸다.
[yoo6120@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