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이화여대) 이상철 기자] 토종 에이스가 귀하긴 하나 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가장 탐낸 선수는 유일한(?) 개막전 선발투수인 양현종(KIA)이었다.
23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KBO리그 미디어데이서 10개 구단 사령탑을 곤욕스럽게 만든 질문이 하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20명의 선수 가운데 영입하고 싶은 선수 한 명을 말해달라는 질문이었다. 욕심은 나는데 다른 구단의 눈살이 따가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다들 ‘용감하게(?)’ 애정공세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김기태 KIA 감독만이 답을 회피했다. 그렇지만 김기태 감독은 가장 곤혹스러웠다. 너도나도 KIA의 양현종을 지목한 것.
양현종은 다른 9개 구단 중 6개 구단 사령탑으로부터 ‘큐피트 화살’을 받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 양상문 LG 감독, 김용희 SK 감독, 김태형 두산 감독, 이종운 롯데 감독, 조범현 KT 감독 등이 양현종 영입(?)을 희망했다.
↑ 양현종은 23일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사령탑으로부터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였다. 사진(서울 이화여대)=김영구 기자 |
양현종은 개막전 선발투수로 확정됐다. 오는 28일 광주 LG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닷새 뒤 양현종을 상대해야 하는 LG로선 가장 부담스러울 터다. 양상문 감독은 “난 우리 선수들을 지키고 싶은데”라면서 “그래도 지목해야 한다면 양현종을 하겠다. 딱 개막 당일 하루만 LG에 빌려달라. 다음날 바로 돌려주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현종 외 많은 인기를 얻은 건 ‘예비 FA(자유계약선수)’ 김현수(두산)였다. 두산 재임 시절 김현수를 지도했던 김경문 NC 감독은 “김현수를 영입하고 싶다”라고 말랬다. 김성근 한화 감독 또한 “1명 말고 2명 안 되겠나”라고 되묻더니 “우린 2명이 필요한데 김현수와 나성범이다”라며 외야수 영입을 선호했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검증된 베테랑이 아닌 ‘신인’을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류중일 감독은 “여기 있는 20명의 선수가 다 삼성 선수였으면 좋겠다. 그래도 한 명을 선택한다면 KT의 박세웅이다. 지난해부터 지켜봤던 선수인데 강속구에 변화구 각도가 좋다. 상당히 탐이 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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