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꼴찌후보로 평가받았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장원준이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토종 에이스가 사라졌고, 김사율, 박기혁 등 투타의 베테랑들도 FA 자격을 얻어 KT로 갔다. 포수 용덕한은 보호선수 외 지명으로 역시 KT로 갔다. 오프시즌 동안 플러스전력은 장원준의 보상선수 정재훈 뿐이었다. 외국인 선수도 모조리 교체했다.
대신 지난해 무기력하게 4강권에서 떨어진 모습은 강하게 남아있다. CCTV사찰 사건으로 구단 내분의 내홍만 불거졌다. 열성적이기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롯데팬들도 뿔났다. 분위기도 분위기, 객관적인 전력도 하위권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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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정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쪽은 마운드다. 시범경기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2.78로 선두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답답하게 만들었던 팀 볼넷이 21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새로 가세한 브룩스 레일리와 조시 린드블럼의 투구가 인상적이다. 또 4,5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홍성민, 이상화, 심수창, 이인복, 이정민 등도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당장 선발 로테이션이 헐거워질 것이라는 예상은 새로운 얼굴에 대한 기대로 바뀌고 있다. 김승회가 마무리 투수로 낙점을 받은 불펜진도 김성배와 이명우, 정재훈 등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단순히 봄에만 반짝하는 현상이로 치부하기에는 롯데의 경기력은 안정적이고, 치밀하다. 롯데가 항상 내세운 근성있는 플레이도 시범경기 중에 돋보였다. 이종운 감독이 강조하는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도 근성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롯데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자만심이다. 시범경기,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해서 정규시즌까지 좋은 감이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새
그래도 지난 시즌 말부터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가 확실히 다 잡혔다. 적어도 꼴찌후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는 떼버렸다. 봄에만 잘하는 롯데가 아닌, 롯데에 봄이 왔다는 게 시범경기의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