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보경(甫炅). 크게 빛난다는 뜻이다. 미드필더 김보경(26·위건 애슬레틱)이 국가대표팀 복귀를 자축하는 맹활약으로 이름값을 충분히 했으나 클럽을 승리로 이끌진 못했다.
위건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볼턴 원더러스와의 2014-15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 39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리그 1무 1패로 2경기 연속 무승이 됐다. 최근 3승 1무 2패. 39전 8승 11무 20패 득실차 –17 승점 35로 강등권인 리그 22위를 유지했다.
김보경은 선발 공격형 미드필더로 교체 없이 끝까지 뛰었다. 챔피언십 8경기 연속 풀타임이자 공격형 미드필더 기용이다. 이번 시즌 오른쪽 날개와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했다.
↑ 김보경. 사진=위건 트위터 공식계정 |
후반 28분과 37분에는 볼턴 진영에서 프리킥을 유도했다. 수비수 제이슨 피어스(28·잉글랜드)는 후반 28분 페널티 스폿 오른쪽에서 김보경의 패스를 헤딩슛했으나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 44분에는 크로스로 골 에어리어 앞에서 공격수 리언 클라크(30·잉글랜드)의 헤딩슛을 이끌어냈으나 이번에도 볼턴 골키퍼가 저지했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위와 같은 김보경의 3차례 키 패스(슛 직전 패스)는 위건 공동 1위, 프리킥유도 4번은 위건-볼턴 출전 선수 28명 중에서 단연 으뜸이다. 소속팀 기회창출의 핵심이었고 공을 잡으면 상대가 반칙으로 막아야 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공 터치 62회로 위건 2위에 오를 정도로 공격 전개의 핵심이기도 했다. 패스성공률 75.6%(31.41)는 팀 4위였고 패스 시도 41회는 위건에서 3번째로 많다.
한창때 김보경은 프로축구와 국가대항전에서 직간접 프리킥을 차는 등 수준급의 킥 능력을 인정받았다. 볼턴전에서 크로스 및 비거리 22.86m 이상 긴 패스 성공 횟수에서 위건 3위에 오른 중장거리 킥은 고무적이다. 크로스 정확도는 50%(2/4), 긴 패스 성공률은 44.4%(4/9)에 달한다.
이처럼 다양한 공격 공헌과 함께 수비에도 큰 힘이 된 것은 칭찬을 아끼지 않을만하다. 4차례 태클 성공은 위건 공동 1위였고 가로채기 5회도 팀 3위로 상위권이다. 혼자서 볼턴의 공세를 9번이나 차단했다는 얘기다. 공중볼 다툼에서 1차례 제공권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경기장의 그 누구보다 눈부신 활약을 했으니 상대의 견제가 당연하긴 하나 공 소유권 유지의 불안함을 노출한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보경은 볼턴의 태클에 6차례나 공을 뺏겨 경기 최다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진정한 ‘에이스’로 인정받으려면 극복할 부분이다.
김보경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위치이나 좌우 날개도 가능하다. 일본프로축구의 오이타 트리니타(27경기 8골 4도움)와 세레소 오사카(55경기 19골 12도움)를 거쳐 유럽에 진출했다. 카디프에서는 64경기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월 6일 입단한 위건에서는 지금까지 11경기 2골. 김보경은 경기당 77.7분을 소화하면서 90분당 0.21골을 넣었다.
국가대표로는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위를 함께했다. A매치 30경기 3골. 김보경은 20~23세 이하 대표로 41경기(10골)나 뛸 정도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2012 런던올림픽에는 23세 이하 대표팀의 일원으로 동메달을 수상했다.
김보경 위건 데뷔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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