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이 명실공히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소속팀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의 하한선인 리그 4위를 놓고 벌인 중요한 일전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샬케 04와의 2014-15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원정에서 1-0으로 이겼다. 최근 7전 5승 1무 1패의 호조다. 26전 12승 9무 5패 득실차 +16 승점 45로 3위가 됐다. 4위는 1경기를 덜 치르고 승점 44인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다.
손흥민은 선발 왼쪽 날개로 나와 전반이 끝나고 교체됐다. 리그 7경기 연속 출전이다.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1분 공격수 슈테판 키슬링(31·독일)의 스루패스에 응하는 과정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된 것을 제외하면 득점 기회가 될만한 장면에서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 손흥민(오른쪽)이 샬케와의 분데스리가 원정에서 헛발질로 공 터치에 실패하고 있다. 사진(독일 겔젠키르헨)=AFPBBNews=News1 |
↑ 손흥민(7번)이 샬케와의 분데스리가 원정에서 마르코 회거(12번)를 수비하고 있다. 사진(독일 겔젠키르헨)=AFPBBNews=News1 |
슛과 프리킥 유도가 없음은 물론이고 세부기록을 보면 부진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손흥민은 샬케 원정에서 키 패스(슛 직전 패스)와 공중볼 다툼에서의 제공권 우위, 드리블 성공과 단 1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직접 공격력의 미흡뿐 아니라 기회창출도 미진했으며 그렇다고 의욕적으로 뛰거나 개인기술로 상대를 제압하지도 못했다는 얘기다.
체력 고갈이나 동료와의 호흡 불일치 탓인지 공 자체를 거의 잡지 못했다. 추가시간 포함 전반 46분 동안 공 터치가 12회에 불과했다. 패스 시도는 7번. 그나마도 4차례 실수를 범하여 패스성공률이 42.9%라는 처참한 수준이다.
피로가 누적되고 경기력이 저하되면 공을 다루는 안정감도 떨어진다. 손흥민은 극도로 적었던 터치 중에서도 공 조작 미숙으로 2번이나 샬케에 공격권을 헌납하여 레버쿠젠 공동 2위에 오르는 수모를 겪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개인 실책이다.
긍정적인 부분이 아예 없지는 않다. 소위 말하는 ‘안 되는 날’임을 직감했는지 손흥민은 태클과 가로채기, 걷어내기를 1번씩 성공하여 수비에 공헌했다. 혼자서 샬케 공격을 3번이나 저지한 것은 칭찬할만하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레버쿠젠 소속으로 35경기 16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74.6분을 소화했고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69에 달한다.
레버쿠젠은 2013년 7월 1일 이적료 1000만 유로(120억3110만 원)에 손흥민을 영입했다. 입단 후 78경기 28골 11도움. 경기당 74.5분을 뛰었고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60이다.
손흥민의 2014-15시즌 평균을 레버쿠젠 통산 기록과 비교하면 경기당 출전시간은 거의 같으나 골·도움 빈도는 90분당 1.14배 높다. 현재 기량이 상승세임을 알 수 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은 5경기 3골로 한국의 준우승에 큰 힘이 됐다. 연장전 포함 경기당 92.4분으로 중용되면서 90분당 0.58골을 넣었다. 이러한 공헌을 인정받아 ‘드림팀’에도 선정됐다.
손흥민 2015년 활약 모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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