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역시 ‘만수’였다. 거침없던 ‘동부산성’도 파격적인 변화를 준 울산 모비스의 저력에 무너졌다.
5라운드 모비스와 동부의 맞대결. 모비스는 동부에 철저히 당했다. 현역 시절 ‘사마귀 슈터’로 불렸던 김영만 동부 감독은 모비스의 약점을 확실하게 공략했다. 체력적으로 지친 모비스를 후반에 몰아치는 승부수를 던졌다. 1~3차전 당했던 모비스의 지역방어에 대한 해법을 4~5차전에 들고 나와 3연패 뒤 2연승을 따냈다. 동부가 공동 1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분수령이었다.
이날 경기 패배 뒤 유재학 감독도 자존심이 상했다. 유 감독은 동부전 패배 이후 “6라운드에서는 공격과 수비 모두 싹 바꿔서 변화를 주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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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만 원주 동부 감독이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모비스가 동부를 접전 끝에 82-73으로 이겼다. 모비스는 36승14패로 동부를 1경기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지켜냈다. 동부는 8연승 상승세가 꺾이며 35승15패로 단독 2위에 머물렀다. 모비스는 동부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4승2패로 앞서며 유리한 고지에 섰다.
경기 전부터 양 팀의 지략 싸움이 흥미진진했다. 모비스는 선발 라인업부터 파격적이었다. 송창용과 전준범을 선발 출전시켰고, 문태영을 벤치에서 쉬게 했다. 지역방어를 버리고 맨투맨으로 나섰다.
반면 동부는 허웅과 두경민을 선발 출전시켰다. 경기 초반부터 양동근의 체력 소진을 시키기 위한 젊은 선수들의 투입이었다. 또 윤호영 대신 김창모를 선발 라인업에 올려 문태영을 묶으려고 했다.
하지만 선발 라인업부터 유 감독이 한 수 위였다. 모비스의 파격 라인업에 동부 수비가 당황했다. 모비스는 전준범의 3점슛과 송창용의 3점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았다. 2쿼터 들어 동부는 복병이 나타났다. 앤서니 리처드슨이 9점을 몰아넣으며 공격에 활로를 뚫었다. 모비스는 42-39, 가까스로 리드를 지켰다.
후반에도 접전은 이어졌다. 모비스는 동부를 따돌리지 못했다. 모비스는 양동근이 위기 때마다 득점을 올렸고, 동부는 김주성이 코트 전반에 가담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모비스가 63-59로 앞서던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공격이 풀리지 않던 모비스는 함지훈의 3점슛을 시작으로 양동근과 이대성의 쐐기 3점포가 잇따라 터졌다. 종료 직전 양동근의 결정적인 3점슛이 또 한 번 림을 가르며 동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모비스가 3점슛 8개를 성공시킨 반면 동부는 3점슛이 2개에 그친 것이 뼈아픈 패배로 이어졌다.
양동근은 역시 양동근이었다. 양 팀 최다 득점인 19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4쿼터 3점슛 두 방이 결정적이었다. 함지훈도 14점 7리바운드로 리카르도 라틀리프(11점 5리바운드)의 아쉬움을 덜어냈다. 이대성도 모처럼 해결사 역할을 하며 8점을 보탰다.
동부는 비록 졌지만,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김주성은 17점으로 팀
정규리그서 양 팀의 맞대결은 끝났다.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은 높다. ‘만수 감독’과 ‘사마귀 감독’의 지략 싸움도 유효하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