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가장 무서운 적은 내부에 있다.
LA다저스가 20일(한국시간) 투수 및 포수 소집을 시작으로 2015시즌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현재 구단주 체제 아래 세 번째 스프링캠프이며,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선수단 운영 권한을 쥐고 첫 번째다.
다른 어느 팀이 그렇듯, 다저스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할 일이 많다. 선발진에서는 지난 시즌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경험이 있는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의 건강을 체크해야 한다. 화려한 부상 경력의 소유자 브랜든 맥카시와 브렛 앤더슨은 말할 필요도 없다.
↑ 지난해 10월 열린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다저스 주전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가 프리드먼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한 불펜진에 대한 역할 정리도 필요하다. 마치 때를 맞춘 듯 마무리 켄리 잰슨도 발 통증을 호소해 수술대에 누웠다.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의 공을 받아줄 포수진도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다. 기존 주전 포수인 A.J. 엘리스와 새로 영입한 야스마니 그랜달의 역할 분담이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이뤄질 것이다.
외야로 눈을 돌리면 중견수 자리가 비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인 선수 작 피더슨이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안드레 이디어는 벤치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내부 신뢰 회복이다.
다저스는 지난겨울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아직 주전 2루수로서 미래가 유망한 선수를 트레이드했고,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노장 선수를 (보란 듯이) 대륙 반대편으로 보내버렸다. 지난 시즌 살아난 우타 거포를 같은 지구 라이벌 팀으로 이적시켰고, 옵션을 확보한 선수를 방출했으며 다년 계약으로 영입한 국제 유망주를 마이너리그로 강등시켰다.
터무니없는 움직임은 아니었다. 트레이드의 대가로 받아 온 선수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적어도 수비에서는 지난 시즌보다 안정된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예상의 폭을 뛰어넘은 것도 사실이다. 프리드먼 사장은 마치 5년 연속 지구 최하위를 기록한 팀을 정리하듯 다저스를 뒤바꿨다. 지나친 변화는 불안을 초래한다. 선수단 개편을 진두지휘한 프리드먼은 “유기적인 팀이 됐다”며 자화자찬했지만,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레인키가 지난 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팬페스트 현장에서 가진 인터뷰는 이러한 시각을 대변해준다. 당시 그는 새롭게 변한 다저스가 이전보다 더 나은 팀인지를 묻는 질문에 “증명은 못했지만,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우리 팀은 최고의 야구팀이었다”고 답했다.
‘아직 경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저스가 2015년 더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더 강한 팀이 됐다’는 믿음을 내부에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프리드먼 사장과 돈 매팅리 감독을 비롯한 결정권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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