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근래들어 이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였던 선수가 있었던가 싶다. 바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전천후 플레이어 구자욱(22)의 이야기다. 구자욱은 지금 지금 마치 야구 만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될 만한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 지난 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타격왕에 오른 이력. 190cm의 훤칠한 신장. 배우를 연상케 하는 훤칠한 외모. 명문 삼성의 적통을 이을 신예의 계보. 야구 선수로의 모든 능력을 갖고 있다는 5툴플레이어(타격, 파워, 수비, 주루, 어깨 등을 고루 갖춘 선수)의 자질에 더해 외모까지. 6툴플레이어로 불릴만 한 재능이라는 평가도 있다.
2012년 입단해 상무에서 군복무를 소화하고 이제 막 제대해 1군 경기 경험이 한 경기도 없는 선수에게는 지나치게 과분한 스포트라이트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구자욱이 다름아닌 통합 4연패의 디펜딩챔피언 삼성에서 지난 겨울 두 달여 동안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이라는 것도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 사진=MK스포츠 DB |
삼성의 라인업은 일부 팬들로부터 소위 ‘철밥통’이라고 불린다. 마치 공무원 조직처럼 그 입지가 공고하다는 뜻의 풍자적인 표현이다. 물론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주전들의 굳건한 실력덕분이다. 거기에 더해 변화보다는 안정과 믿음을 강조하는 류중일 삼성 감독의 지휘 스타일도 반영됐다. 경기 진행 도중의 일부 변화를 제외하고는 경기 마다 라인업의 변화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해 신고선수 출신의 외야수 박해민이 깜짝 등장해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차는 등 매년 새로운 선수들이 쑥쑥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엄밀히 말해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신예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승엽, 박한이 등의 베테랑 선수들이 존재하는 야수들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구자욱은 올해 전천후 내외야 멀티플레이어 후보로 이 아성을 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류 감독이 꼽은 애초의 구자욱의 쓰임은 대타와 대주자. 괌 캠프 당시 류 감독은 류 감독은 “지난해 우리의 약점이 대타요원이었다. 구자욱의 방망이 실력도 좋다고 코치들이 평가하고 있는 만큼 좌타 대타로 고려하고 있다”며 “일단 지금은 그렇게 활용할 계획이지만 어떻게 쓰일지는 시즌 들어가서 본인이 하는 것을 더 지켜볼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은 무릎 수술을 한 채태인이 주로 맡을 1루수 백업요원이 마땅치 않다. 이승엽은 불혹의 나이를 감안해 타격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지명타자 역할을 본인이 선호하고 있다. 구자욱이 현재로서는 1루 백업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실제로도 구자욱은 13일 한신 타이거스, 14일 주니치 드래건스, 16일 라쿠텐 골든이글스까지 일본팀과의 평가전 세 차례서 모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원래 신예들을 주로 기용하는 캠프지만, 류 감독이 구자욱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채태인은 지난해 12월 왼 무릎 추벽제거수술을 받아 현재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만약 재활이 늦어질 경우 구자욱이 충분히 이 대안이 될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경기에서 타율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 2볼넷 3도루의 전천후급 활약이다. 만루홈런과 2루타 1개를 기록하며 장타력을 과시했을뿐더러 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빠른발도 과시했다. 거기에 준수한 1루수 수비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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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감독 역시 구자욱을 외야 백업 멤버로 꼽으며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동시에 144경기 체제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구자욱의 성공을 점치는 많은 이들이 꼽는 그의 한 가지 재능이 더 있다. 바로 성실성이다. 스스로 “나는 정말 내가 잘생긴 지 모르겠다”며 손사래를 치는 이 젊은 재능은 괌 캠프와 오키나와 캠프서 이상적인 신인의 모습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주위에 쉽게 경동하지 않는 진중하면서도 성실한 자세도 코칭스태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류 감독이 2015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일찌감치 꼽은 기대주인 구자욱은 실력으로 본인에게 쏟아진 스
현재는 미풍이지만 구자욱이 새로운 스타로 등극하리라는 기대 또한 충분히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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