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세영 기자] “작년 시즌은 정말 길게 느껴졌다.”
그만큼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주장 이진영(35)은 지난 시즌을 놓고 참으로 긴 시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표현만큼이나 LG는 지난 한 해 동안 지옥과 천당 모두를 맛봤다. 2014년 4월 LG는 21경기에서 6승1무15패를 기록(승률 2할8푼6리·전체 9위)하며 최악의 스타트를 보였다. 이진영은 재작년 시즌 성적(정규 2위·74승54패)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LG 주장 이진영이 12일(한국시간) 오전 훈련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美 글렌데일) 천정환 기자 |
“작년 시즌은 정말 길게 느껴졌다. 초반에 성적이 안 좋았던 것은 실력이 부족했다기보다 재작년에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또 다시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다. ‘설마’하고 지나쳤던 것들이 쌓여서 부진으로 이어졌고, 또 꼴찌까지 하게 됐다.”
그러나 LG는 천천히 반전의 서막을 준비했다. 5월 감독교체 이후에도 LG는 승보다는 패(5월:10승14패, 6월:10승11패)가 더 많았다. 그러나 여름 후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LG는 뒷심을 발휘(7월:13승7패, 8월:12승9패)했고, 끝내는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하며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이진영은 “생각을 안 하면 그냥 하루하루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작년 같은 경우는 특별했기 때문에 유난히 길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LG는 팀타율(2할7푼9리), 홈런(90개), 안타(1214개) 등에서 모두 9위를 기록하는 등 타석에서 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베테랑’ 이진영의 생각은 달랐다. 팀은 결코 수치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진영은 기록보다 승리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자입장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나부터도 매일 3할을 칠 순 없다. 수치는 단지 기대치고 확률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투수가 잘해서 또는 타자가 못해서 그런 요소들은 사실 승패와는 관련이 없다. 물론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갔으면 이겨야 한다.”
올 시즌을 앞둔 LG는
“투수들이 10점을 내주면 타자들이 11점을 얻어 이기면 되고, 또 0점으로 막고 있으면 우리는 1점만 뽑아도 된다. ‘누가 잘했네’ 보다 투수와 타자가 서로 잘해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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