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포지션 변경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때때로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된다. 동시에 새로운 선수 경력의 막을 올리는 전기가 되기도 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김재환(27) 또한 포지션 변경을 통해 야구 인생 2막을 꿈꾸고 있다.
김재환은 2008년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1번(전체 4순위)으로 두산에 입단한 이후 대형포수로 성장할 재목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양의지와 최재훈이라는 포수의 그늘에 가려 큰 기회를 얻지 못했다.
상무에서 군입대를 마치고 지난해 52경기서 타율 3할6리 3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쏠쏠한 방망이 실력을 뽐냈지만 현실적으로 올해도 기회를 얻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시즌 막바지 1루수 전환을 결심했고 스스로 코칭스태프를 찾아가 뜻을 전했다. 평소 김재환의 장타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던 코칭스태프 또한 그의 결심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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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의 포수 김재환이 올 시즌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다. 사진=두산 제공 |
잦은 포지션 변경에 대해 김재환은 “어려운 부분은 없었고, 전임 감독님들께서 출전 기회를 주시기 위해서 포지션 변경이 잦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려움이라기 보다는 감독님들의 배려로 생각한다”고 했다.
1루수로 이제 정착하겠지만 이곳도 경쟁이 만만치 않다. 최대 4~5명이 경쟁하는 형국이다. 김재환은 “어떻게 이겨나가기 보다는 내가 열심히 하고 내 기량만 펼칠 수 있다면 기회는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스스로의 정진을 다짐했다.
특히 지난해 결혼을 하면서 가정을 꾸리게 됐다.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재환은 “주어진 훈련 시간을 충실히 소화하고 훈련 외의 시간에도 개인적으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짧은 기회에서 보여준 것이 적지 않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김재환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김재환은 2014시즌에 대해 “최근 들어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것 같다”며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는 만족할 만한 시즌이었고 올 시즌이 더욱 더 기대된다”고 했다.
쉽지 않은 포지션 변경. 그만큼 “수비를 최우선적으로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김재환의 설명이다.
어느덧 한국나이로 스물여덟이 됐다.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내야 하는 나이. 김재환은 “맞는 말”이라며 “올해부터는 유망주라는 표현보다는 팀의 주축 선수가 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이를 이루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 했다.
지난해 김재환은 광주 챔피언스필드의 개장 첫 홈런을 친데 이어 ‘K5 홈런존’의 첫 주인공이 되면서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김재환은 “부모님께 드렸다. 더 좋은 차를 사 드렸어야 되는데 그게 좀
올 시즌 목표는 단순하다. 김재환은 “팀의 목표가 우승인데 내가 잘하면 팀의 성적도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팀 우승을 목표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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